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다시 리터당 1400원대로 떨어졌습니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오피넷을 보면 지난 10월20일 전국 주유소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은 리터당 1499.36원을 기록한 후 낮아져 지난 25일 기준 1494.76원까지 떨어졌습니다. 전국 휘발유 가격이 14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3월7일 1499.25원 이후 7개월여만입니다.
10월26일 기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싼 휘발유를 판매하는 주유소는 대구 서구의 영신제2주유소와 대구 달서구의 그린주유소였습니다. 모두 알뜰주유소로 리터당 1378원이었네요. 가장 비싼 곳은 제주 제주시의 인양주유소로 리터당 2140원이었습니다.
최근 급격히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떨어진 데에는 국제유가나 국제 석유제품 가격 외에도 환율의 영향이 컸습니다. 환율이 하락하면 정유사 공급가격도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지난 9월25일 원달러 환율은 1194.00원/달러를 기록한 이후 10월19일 1123.50원까지 떨어졌다가 10월26일 1132.8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이 기간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1505.75원에서 1494.74원으로 떨어졌습니다.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석유공사는 “국제 유가가 중국 경기 둔화 우려, 주요 산유국간 감산 합의 무산, 이란 원유 공급 증가 가능성 상승 등으로 2주 연속 하락했다”면서 “잠시 주춤했던 국내 제품 가격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휘발유 가격이 떨어지면 소비도 늘어날까요?
지출액을 이용해 유추해 본다면, 아래와 같습니다. 코트라(KOTRA) 워싱턴무역관은 미국 자동차서비스협회 자료를 인용해 올해 미국 소비자들이 낮은 휘발유 가격으로 약 650억달러의 지출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미국 휘발유 가격이 전년보다 약 25%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추세가 유지된다면 올 한 해 미국 소비자들이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절감할 수 있는 지출 규모는 약 1000억달러(한 가구당 750달러)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낮은 휘발유 가격으로 에너지 외 기타 분야 소비가 대폭 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다만 자동차나 여가생활의 지출은 늘었다고 하네요. 예컨대 미국인의 총 운전거리는 지난 6월 3100만마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이에 영향을 받아 지난 7월 자동차 서비스업 지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증가했다고 합니다.
또한 지난 7월 미국 소비자의 외식 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증가했습니다. 식료품 구매비가 0.02% 하락한 것과 대조적인데요. 전문가들은 미국 소비자들이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생긴 여유돈으로 외식 횟수를 늘리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참고자료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페트로넷
-코트라 워싱턴무역관, “美 휘발유 가격 하락에 따른 소비지출 수요 변화”
[글 유희곤·경향신문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