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한 셰일가스 열풍,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량 유지, 석유 수요 증가세 둔화 등으로 국제유가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 평균은 배럴당 98.05달러, 브렌트유 선물가는 108.70달러, 두바이유 현물가는 97.07달러였다. 올해는 올 6월 정점을 기록한 후 지금까지도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26일 기준 WTI 선물가는 54.78달러, 브렌트유 선물가는 59.45달러, 두바이유 현물가는 56.32달러였다.
내년에도 저유가는 계속될 수 있을까? 이는 내년에도 셰일가스 열풍이 계속될 수 있을지를 묻는 것과 같다.
현재의 상황은 그리 녹록해보이지 않는다. 저유가로 인한 손해는 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뿐 아니라 미국 셰일업체에도 해당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셰일가스(오일) 열풍이 불고 있다 하더라도 셰일가스(오일) 생산비용은 전통석유보다 높다.
IBK투자증권 자료를 보면 12월 둘째주 기준 미국 광구 수는 1546개로 전주보다 29개 줄었다. 광구 감소폭은 2012년 이후 최대 수준이며, 29개 중 20개는 퍼미안 셰일광구였다.
다른 업체들의 자본 투자 감축 결정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 콘티넨탈리소스사는 22일 2015년 자본 투자액을 지난 11월 제시한 46억달러보다 약 40% 축소한 27억달러로 조정해 발표했다.
<표 출처/ 파이낸셜 타임즈, 한국석유공사>
셰일가스(오일) 기업들의 주가도 하락하고 있다. 여파는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들에 더 큰 모양새다.
섣부른 판단일 수 있지만 석유수출국기구의 의도대로 미국산 셰일가스(오일) 열풍이 내년에는 한풀 꺾일 가능성도 있다. 석유수출국기구는 지난 11월 열린 제166차 총회에서 기존 생산목표를 동결하기로 결정했고, 그 이유 중 하나로 상대적으로 생산비용이 높은 미국 셰일가스(오일) 산업에 충격을 가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반론도 있다. 일단 기존 투자의 영향으로 내년 미국 원유 생산량은 약 5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투자 감소의 효과는 2016년에나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또한 이글포드 등 이미 초기 투자가 상당히 이루어진 유망 지역은 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 수준일 때에도 수익 창출이 가능해 개발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내년에도 셰일가스(오일) 열풍이 이어졌을 때 석유수출국기구가 이를 버텨낼 수 있을까.
석유개발을 둘러싼 패권싸움은 내년에 더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글 유희곤·경향신문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