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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노멀(new-normal)이란?
2016.05.17 | 유희곤 기자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62)은 지난달 20일 서울 서린동 SK이노베이션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뉴노멀’ 시대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짧은 호황과 긴 불황의 뉴노멀은 상수”라며 “불황이 오기 전에 생존 및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빠르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중국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중국 내 합작법인 등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계열사인 SK종합화학의 글로벌 강소기업 인수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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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뉴노멀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0년이 넘었습니다. 벤처캐피탈리스트인 맥너미가 2003년 처음 제시했다고 하고요,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의 최고경영자 무하마드 앨 에리언이 2008년 펴낸 <새로운 부의 탄생>에서 언급하면서 유명해진 말입니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떠오른 새로운 경제질서를 뜻하는 말로, ‘저성장, 저소비, 높은 실업률, 고위험, 규제 강화, 미국 경제 역할 축소’등이 대표적입니다.

실제 세계 경제 성장률은 200~2008년 연평균 4.4%를 기록하다가 2009~2015년에는 3.3%로 하락했습니다. 중국도 고성장을 지속하다가 최근 7% 미만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2014년 뉴노멀을 공식적으로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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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석유시장에서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저유가 현상도 뉴노멀의 하나로 꼽힙니다.

국제유가 하락은 미국발 셰일가스 혁명 등 공급적 측면도 발생 이유지만 세계 저성장에 따른 수요부진으로 가격이 급락한 측면도 있습니다. 이제는 디플레이션을 걱정하는 상황이 됐고, 세계 주요국들이 금리 인하·통화 확대 정책과 재정정책으로 경기부양에 치중해 왔습니다. 그러나 대응은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유로화 사용 19개국을 일컫는 ‘유로존’은 성장 부진과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그리스와 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2012년 이후 추진된 일본의 ‘아베노믹스’도 처음과 달리 현재는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는 평이 많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문제들이 일시적인 게 아니라 과도한 부채 감소, 인구 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인만큼 단기 부양책은 효과가 적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즉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구조개혁과 생산성 제고정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법인세 인하, 해외기업 유(U)턴 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고 중국은 ‘신창타이’ 전략을, 일본은 ‘성장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 부회장의 지난달 발언도 개별기업 차원에서의 뉴노멀 시대 대응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한편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준비위원회는 지난달 27일 ‘뉴노멀 시대의 10대 성장전략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현금없는 금융, 무인 네트워크 운송, 사물인터넷 재난대응, 건강수명 증진, 전력 충전, 그린에너지 플랫폼, 인공지능 만능 전문가, 웨어러블 에너지공급, 소셜 러닝 등이 포함됐습니다.

 

[글 유희곤·경향신문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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