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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국내 석유, 석유제품 얼마나 썼나
2016.03.22 | 유희곤 기자

지난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2.6%로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매년 듣는 ‘경제가 안 좋다’는 말이 지난해 좀 더 심각화됐다는 얘기인데요. 반면 국내 정유 석유화학산업 실적은 반대였습니다. 2014년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던 정유업계는 1년 만에 실적이 반등했습니다. 국가 전체 원유 수입, 제품 생산, 수출 등 주요 부문 실적도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고 합니다. 한국석유공사 국내석유동향팀이 최근 발표한 ‘2015년 국내 석유수급 동향 및 2016년 소비 전망’을 통해 지난해 국내에서 석유와 석유제품이 얼마나 소비됐는지를 알아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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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원유는 10억2611만 배럴이었습니다. 전년도보다 10.6% 늘어나 역대 최고실적을 기록했는데요, 유가 하락으로 석유수요가 증가하는 한편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국내 정유사의 정제설비 가동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547억 달러로 전년도보다 41.8%나 줄었습니다. 원유 수입단가가 2014년 배럴당 101.24달러에서 지난해 53.29달러로 48% 줄었기 때문이죠. 금액으로 집계하는 정부의 국제교역 통계 이면에 이처럼 원가 자체에 변화가 있는 경우는 없는지 꼼꼼히 따져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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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원유수입 통계를 보면 중동 비중은 줄어든 반면 아시아와 미주 비중은 커졌습니다. 특히 미주 지역 수입 물량은 두 배가 넘게(131.3%) 증가해 전체 수입 물량 증가율 10.6%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멕시코산 원유가 1992년 이후 23년 만에 수입됐고 미국산 콘덴세이트 수입도 2014년 80만 배럴에서 지난해 194만배럴로 2배 이상 증가했기 때문이죠. 아시아 지역 수입 물량도 2014년부터 수입이 재개된 카자흐스탄 원유가 73.1% 증가하는 등 두 자릿수 비중을 기록했습니다. 모두 국내 정유사의 원가절감 및 원유도입선 다변화 노력의 결과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수입된 원유를 원료로 국내에서 생산된 석유제품은 어땠을까요? 지난해 석유제품 생산은 11억1979만 배럴로 전년보다 8.7% 증가했습니다. 석유 수요 증가로 정유사들의 원유투입량과 정제가동률이 증가하고 2014년 증설된 콘덴세이트 정제시설이 가동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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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석유제품 수입은 전년보다 5.7% 줄어든 3억788만 배럴이었습니다. 국내 석유제품 생산량이 는 만큼 수입이 줄어드는 게 당연하겠지만 그중에서도 경유 수입량이 크게 줄어든 게 눈에 띄네요. 전자상거래용 수입 석유제품에 대한 세제 혜택이 축소되고 저유가로 수입 경유 경쟁력도 낮아졌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국내에서 생산된 석유제품의 수출은 지난해 4억7743만 배럴로 전년보다 6.4% 증가해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원유 수입과 마찬가지로 석유제품 수출도 금액으로 환산하면 전년보다 38.6% 줄어든 301억 달러를 나타냈습니다. 저유가로 인한 국제 석유제품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5년간 1~2위를 기록했던 석유제품의 수출기여도는 지난해 6위로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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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별 수출량은 아프리카를 제외한 전 지역이 늘었는데요. 특히 미국으로의 항공유 수출, 사우디아라비아로의 경유 수출이 미주와 중동 지역의 높은 수출 증가율을 이끌었다고 합니다. 반면 최대 수출 지역인 아시아 수출 증가율(2.5%)은 전체 증가율(6.4%)에 미치지 못했는데요, 이는 일본과 동남아로의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한편 국내에서 소비한 석유제품 물량은 8억5419만 배럴로 전년보다 4.1% 늘면서 3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습니다. 수송용 석유제품 소비량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인데요, 전체 석유제품 소비 증가분의 약 50%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지난해 8월 말부터 실시한 개별소비세 인하와 수입 경유차에 대한 선호 증가로 자동차 등록 대수가 전년보다 4.3% 늘어나고 국내 석유제품 판매가격 또한 하락하면서 수송용 경유소비 증가가 두드러졌습니다. 연료비 하락과 화물 수송량 증가(B-C유), 항공운임 하락과 저비용 항공사 운항 확대(항공유)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올해 국내 석유제품 소비는 어떨까요?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석유소비가 전년보다 2%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올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나고, 저유가 기조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 분석입니다.

 

[글 유희곤·경향신문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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