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0
ㅣ세대 차이, 말하지 않으면 몰라요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정(情)으로 모든 것이 척척 통하면 좋으련만 조직에서는 이런 낭만이 끼어들 여유가 없다. 견고한 시스템이 맞물려 돌아가는 분주한 업무 현장에서는 제때 말하고, 제대로 듣는 게 미덕인 법! 과연 울산CLX 안에서 세대 간의 생각과 마음은 잘 통하고 있을까.
“솔직히 얘기해 봐”라는 선배의 말에 속내를 풀어놓을까 싶다가도 ‘불평불만 많은 녀석’으로 찍힐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더 크게 다가온다. 늘 꿍한 모습인데 물어볼 때마다 “괜찮습니다”로만 일관하는 후배, 챙겨주려 해도 원하는 걸 모르겠고 더 캐묻자니 꼰대 같아 관두는 선배의 마음도 갑갑하기는 매한가지다.
그러다 보니 <90년생이 온다> <90년생과 갈등 없이 잘 지내는 대화법> <나는 그냥 꼰대로 살기로 했다> <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과 같은 책들만 서점가에서 제법 인기다. 나와는 다르지만, 이해해보고 싶은 후배이자 선배이기에 나름의 방식으로 다가서는 소소한 노력의 증거가 아니겠는가. 하지만 세대공감을 책으로만 배울 수는 없는 일이다. 실전을 위해서는 속으로만 삼켰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끄집어내 세대 간 다름의 실체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세대공감 Clan’이 본격적인 첫 활동으로 세대 간 입장 차이를 들여다보는 설문조사를 시행한 이유이기도 하다.
ㅣ울산CLX의 세대공감 지수는?
세대공감 Clan은 세대별 인식 차이를 파악하고 개선이 필요한 문제의 우선순위를 도출하기 위해 세대공감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구성원의 진솔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무기명으로 진행했다.
울산CLX 기술감독직 구성원 2,578명 중 1,747명인 67.8%가 응답했고, 세대별 참여율은 고연차(’96 이전 입사) 64%, 중간연차(’00~’13 입사) 82%, 저연차(’16~’20 입사) 79%이다. 설문항목은 ‘전반적인 현황과 특징’ ‘세대별 인식차이’ ‘해결 필요성’ ‘구성원 제언’ 4가지 파트이고, ‘구성원 제언’에서는 객관식 설문조사에 담지 못한 이야기도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다. 속 시원히 말하지 못했던 세대공감 이슈, 지금부터 만나본다.
▶ 세대차이 체감도는 타 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나 평균 60%를 상회하는 만큼 어떤 기업이든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이슈임을 보여준다. 다행인 것은 울산CLX의 경우 조직/리더/동료에 대한 신뢰도가 87.4%로 타 기업 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세대공감을 위한 기본 동력이 안정적으로 갖춰져 있음을 알 수 있다.
ㅣ세대별 인식, 어떻게 다를까?
같은 사안을 세대별로 얼마나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지에 중점을 둔 설문조사다. ‘일하는 방식’과 ‘세대공감 요소’로 크게 나눠 질문 항목을 구성하고, 답변을 고연차, 중간연차, 저연차로 분리해 수치화하여 연차별 인식차이가 큰 항목별 순으로 1~3위를 꼽아봤다.
▶ 일하는 방식과 관련한 세대별 인식 차이는 출퇴근 복장, 업무 발표, 역량 전수 순으로 크게 나타났고, 세대공감 요소와 관련한 인식 차는 업무 관행 합리성, 업무 외 친목도모, 할 말 하는 문화 순으로 크게 나타났다. 눈여겨볼 점은 고연차와 중간연차 간 인식 차이가 고연차와 저연차보다 크다는 사실이다. 세대차이가 단순히 나이 차이와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 내 역할과 위치에 따라 더 민감하게 느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ㅣ빨리 해결해야 할 세대공감 이슈는?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세대공감 이슈가 무엇인지도 알아보았다. 역시 ‘일하는 방식’ ‘세대공감 요소’로 크게 나눠 각각 12가지 항목을 제시해 시급성에 따라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시급히 해결 5점, 점진적 해결 3점, 선택 않음 1점을 부여해 종합점수 순위를 매겼다.
▶ 일하는 방식에 대한 개선 요구는 6위까지 3점대를 기록하는 반면 세대공감 요소는 1위도 3점대에 미치지 못한다. 업무 현장에서 바로 체감할 수 있는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 훨씬 시급함을 보여준다.
ㅣ툭 터놓고 듣는 속마음은?
객관식 설문조사로 다 담지 못한 세대별 목소리 안에는 세대 간 첨예한 갈등 상황보다는 섭섭함과 아쉬움이 드러났다. 20~30년 동안 현장 구석구석을 누비며 일을 익힌 선배들에게는 켜켜이 쌓아온 경험 자체가 성과이자 자부심이다. 정답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패하고 고생하며 비로소 답을 찾는 과정까지 알려주고 싶은 게 선배의 마음. 매뉴얼에 없는 결정적 노하우도 많다. 하지만 고연차가 느끼는 후배들의 시선은 사뭇 다르다.
진심과 다르게 해석되는 행동들에 선배들도 위축되기는 마찬가지다. 친밀함의 표현이 간섭이 되고, 오랜 현장 노하우가 낡은 것으로 치부되니 후배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불편하다. 후배들의 입장은 또 다르다. 울산CLX의 내일을 이끌어야 하는 세대로 변화가 간절하다. 변화의 흐름 속에서 노하우를 발전시키고 싶은 욕심이 크다. 예전의 방식, 예전의 기술, 예전의 마음가짐만 강조하는 선배들의 모습에 후배들은 갑갑함을 느낀다.
선후배의 말이 빙빙 도는 듯 보이지만 사실 원하는 바는 같다. 현장 업무를 빈틈없이 주고받으며 동료로서 함께하는 것. 속마음을 읽고 서로를 헤아리는 기회가 더욱 많았다면 어땠을까? 툭 터놓은 한마디가 반가울 따름이다.
▶ 후배들은 변화를 원하고, 선배들은 스스로를 변화의 주역이 아니라고 한발 물러선다. 젊은 세대는 자기중심적일 거라는 편견, 위 세대는 보수적일 거라는 편견을 각자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설문조사를 통해 세대별로 세대차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아봤다. 겉으로 꺼내지 못한 생각과 인식을 살펴본 기초 단계로 이를 바탕으로 세대공감 Clan은 해결해야 할 문제와 방향을 구체적으로 좁혀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