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마을이 다시 북적이기 시작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로부터 북쪽으로 100km가량 떨어져 있는 작은 도시 코마롬. 슬로바키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 도시는 온천욕을 즐기기 위한 일부 관광객들의 방문을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한산한 곳이었다.
SK이노베이션이 이곳에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기지를 짓기로 한 것은 2017년 11월. 약 8,500억 원을 투자해 착공한 연 7.5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 공장은 올해 1월부터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해내기 시작했다.
▲ SK이노베이션 헝가리 공장(좌)과 공장이 위치한 코마롬의 위치를 표시한 지도(우)
작년 임원 인사를 통해 SK루브리컨츠에서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로 자리를 옮긴 지동섭 대표가 지난 9일, 헝가리 배터리 공장 현장을 찾았다. 지 대표가 SK이노베이션의 해외 생산 거점 중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이다. 헝가리 공장은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의 유럽내 최초 생산기지일 뿐만 아니라 단독 지분으로 운영하는 최초의 글로벌 현장이기도 하다.
▲ SK이노베이션 지동섭 배터리 사업 대표가 헝가리 배터리 1공장을 방문해 현황 등에 대해 구성원들과 회의하고 있다.
배터리 공장 내 각 라인의 설비와 생산 현황을 꼼꼼히 점검한 지 대표는 올해 중점 추진 과제와 사회적가치 창출 계획 등을 보고 받은 후, 현재 제품을 양산 중인 제 1공장의 전극, 조립, 화성의 전 공정을 둘러봤다. 이 자리에서 지 대표는 “전기차 시장의 메카인 유럽에 전진기지를 확보했다는 것은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에 큰 의미”라며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의 ‘이정표’가 될 이곳을 글로벌 베스트 모델로 성장 시켜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준공부터 양산까지 촉박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는 구성원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전했다.
▲ SK이노베이션 지동섭 배터리 사업 대표가 헝가리 배터리 1공장을 방문해 구성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코마롬은 한때 노키아의 동유럽 휴대폰 생산기지였던 곳이다. 하지만 철수한 후 다시 예전의 조용한 도시로 돌아갔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이 이곳에 자리를 잡으면서 도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의 본진인 충남 서산의 생산기술센터에서 파견된 엔지니어들이 현지 채용 인력들을 가르쳐가며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주위에 덩달아 한인식당들도 생겨났고 작년말 한국을 방문했던 헝가리 외교부장관이 SK를 찾아 투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 지난 해 3월, SK이노베이션 사업장(서산, 대전, 서울 등)을 방문해 교육을 받고 있는 헝가리 공장 엔지니어들
생산라인이 가동 중인 제1공장의 건너편에서는 제 2공장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1공장 외 약 9,400억 원을 투자해 9GWh규모의 제2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1공장과 2공장에 투입된 금액은 총 1조 7,800억 원. 1, 2공장의 생산능력은 자동차* 약 33만대 분에 해당하는 16.5GWh.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은 유럽시장. 그 곳에 SK이노베이션의 첫 단독 공장이 움직이고 있다.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의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상징이자 교두보가 될 헝가리 공장. 지 대표가 헝가리 공장을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 50kw 출력 자동차 기준
▲ SK이노베이션 지동섭 배터리 사업 대표가 공사가 진행 중인 헝가리 배터리 2공장 건설 현장에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