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는 석유가 한 방울도 나오지 않지만, 석유화학제품의 생산능력은 세계 상위권에 속해있습니다. 석유화학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원유를 수입해야 할 텐데요. 우리나라는 전체 수입 양의 80%를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사들인 원유는 어떻게 운반되어 먼 우리나라까지 오게 되는 것일까요?
원유 생산지에서 우리나라까지 원유가 운송되어 오는 과정은 100% 해상, 즉 배를 통해서만 이루어집니다. 원유는 위 지도의 빨간 줄로 나타낸 수송로를 통해 무려 10,212km를 여행해서 우리나라에 오게 되는데요.
앞서 봤듯이 10,212km에 달하는 엄청난 거리를 원유를 싣고 다니는 유조선(Oil Tanker)! 원유 및 정제유를 수송하기 위해 일반적인 화물 운송선과 달리 수많은 탱크가 설계된 것이 유조선의 특징이랍니다. 선박은 통상 발주자(선박을 이용하려는 자)의 요구사항에 따라 설계되는데요. 유조선의 종류는 크게 5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Coastal Tanker’는 가장 기본적인 유조선으로 5만 톤급의 유조선으로 주로 정제된 정제된 상품(가솔린, 가스오일)을 수송하는 유조선입니다. ‘Aframax’는 약 8만 톤급의 유조선으로 Afra는 선주들이 선박을 운항할 때 운임, 선가 등을 고려했을 때 최대의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이상적이고 경제적인 사이즈라는 의미입니다. 최대 11만 톤까지 선적할 수 있어요. Suezmax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에즈 운하와 연관이 있는 유조선인데요. 약 12만~18만 톤급의 유조선으로, 수에즈 운하를 만재한 상태로 통과할 수 있는 유조선 중 최대 유조선을 Suezmax라 합니다. VLCC 유조선의 VL은 Very Large의 줄임말로, 최대 약 32만 톤급까지의 유조선을 의미합니다. ULCC의 UL은 VL보다 더 큰 Ultra Large를 의미하는 말로, 최소 30만 톤급부터 시작되는 초대형 유조선을 의미한답니다.
적재용량에 따라 유조선의 종류가 구분된다는 사실을 알았는데요. 그렇다면 SK에너지의 유조선은 어디에 해당할까요? SK에너지는 중동에서 유조선 한 척당 200만 배럴을 싣고 출발하게 됩니다. 200만 배럴을 우리가 알기 쉬운 단위로 환산하면 약 27만 9천 톤 정도인데요. 이 양을 기준으로 SK에너지의 유조선은 VLCC 유조선에 해당하겠지요?
울산CLX에는 하루 평균 2척의 유조선이 원유를 실어오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하루 석유 소비량이 180만 배럴인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많은 양의 석유가 울산CLX로 들어오는지 짐작이 가시겠죠?
<세상에서 가장 큰 유조선으로 기네스북에 등록된 ULCC Knock Nevis 호>
앞서 최소 32만 톤급 이상의 유조선을 ULCC라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큰 유조선은 무엇일까요? ‘Knock Nevis호’는 약 56만 톤의 원유를 선적할 수 있는, 기네스북에 기록된 가장 큰 유조선입니다. 길이가 무려 458m에 이르는 거대한 배인데요. 63빌딩(250m)의 2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크기입니다.
Knock Nevis호의 원래 이름은 ‘Happy Giant호’로, 바다 위를 떠다니며 원유를 운송하는 유조선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Knock Nevis’로 이름을 바꾼 후 해상부유저장 하역시설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해상부유저장 하역시설은 바다 위에 떠서 원유를 저장하고 하역할 수 있는 해상시설을 의미하는데요. 유조선으로서의 생명은 다하였지만, 또 다른 이름으로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답니다.
이렇게 엄청난 양의 석유를 싣고 다니는 유조선은 그 구조도 독특한데요. 유스로거가 그림으로 쉽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
유조선의 앞부분을 보면 더블 헐(Double Hull), 즉 이중 선체가 눈에 띄는데요. 선체의 하부 및 측면을 공간이 있는 두 층의 강판으로 하는 구조입니다. 이는 선체 외판이 파손되었을 때 액체 화물(원유)이 누출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고안된 구조랍니다. 2010년부터 유조선의 구조를 이중선체로 하는 것이 의무화되었습니다.
유조선의 옆 면을 살펴보면 유조선의 핵심인 탱크가 눈에 띄는데요. 유조선의 원유 저장 시설은 여러 개의 탱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액체인 원유는 유동성이 좋아 배의 운항 상태에 따라 한쪽으로 쏠려서 선박의 중량과 균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를 ‘자유표면효과’라고 하는데요.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유조선 안의 탱크를 여러 개로 나누고, 그 안에도 격실을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탱크 내부로 불활성 가스(배기가스, 질소 등)를 집어넣어 대기압보다 높은 상태인 상압을 유지하는 시스템인 ‘IGS(Insert Gas System)’가 있습니다. 기름은 가연성 액체이기 때문에 항상 화재와 폭발의 위험을 안고 있는데요. 원유가스의 산소농도가 11.5% 이하이면 어떤 경우에도 연소가 일어나지 않는 불활성 상태가 되기 때문에 IGS를 통해 탱크 내부의 산소농도를 8% 이하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유스로거와 함께 알아본 유조선의 원유 배달 여행! 쉽게 이해가 되셨나요? 지금도 유조선(Oil Tanker)은 다른 선박과는 다른 특별한 구조로 설계되어 엄청난 양의 원유를 싣고 약 10,212km의 긴 거리를 안전하게 항해하고 있습니다. 유조선을 실제로 만나는 것은 어렵지만, 세계 곳곳에서 쉼 없이 움직이며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유조선의 활약이 더더욱 기대됩니다! ^^
* 본 콘텐츠는 SK이노베이션 정유사업 자회사 SK에너지의 대학생 기자단 ‘유스로거’가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