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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산업에 대한 오해와 진실②] 기름값, 오를 땐 빨리! 내릴 땐 천천히?
2017.02.20 | SKinno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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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이 접하시는 대부분의 기름값 관련 기사들은 ‘원유가격’과 관련된 기사들입니다. 국제 유가가 급락했다는 기사를 접하면 내가 주유하는 주유소의 기름값도 많이 내렸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이상하게도 기름값이 오를 땐 빠르게 대폭 오르는 반면, 내릴 때는 너무나 느긋하게 조금씩만 내린다고 느껴집니다. 왜 그럴까요?

 

서브타이틀

1) 정유업계 시장구조 국내 정유사들은 국제 유가가 아닌 역내 최대 트레이딩 시장인 싱가포르에서 거래되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을 매일 매일 반영해 석유제품 공급가를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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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원유와 국제제품시장, 정유사 공급시장, 최종 유통단계인 주유소 판매시장이 단계별로 형성된 시장 구조인 데다 각 시장별 모든 주체들의 재고 운영과 판매 전략에 따라 가격 반영이 더딘 것은 당연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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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으로 정유사 공급가가 주유소 판매가로 이어지는 데에는 2~3주간의 시간이 필요한데요. 여기에 인근 주유소와의 마케팅 경쟁, 주유소별 임대료 차이 등도 주유소마다 서로 다른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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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름값 구조 두 번째로는 ‘기름값 구조’를 꼽을 수 있는데요. 국내 휘발유 가격의 구조는 위의 이미지와 같으며 그 중 유류세 비중은 현재 약 60%에 달합니다. 생산 · 유통 비용이 약 7%인 것을 감안하면 유류세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또한, 유류세는 정액 비중이 크기 때문에 제품 가격이 내려갈수록 유류세 비중이 커지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요. 이러한 유류세 비중에 따른 경직성 또한, 국제 제품가격 하락이 크더라도 국내 제품가격 체감이 적은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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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기름값에 대한 민감도는 세금비중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힌 바가 있는데요. 국내 휘발유에는 세금이 50% 이상 포함되어 있어, 유가가 10% 인하되더라도 실질 가격하락폭은 5% 이내에 그칩니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기름값 하락 시에는 천천히 반영되는 것으로 느끼고, 인상 시에는 직접 피부로 와닿기 때문에 빨리 오르는 것으로 느끼게 된답니다. 즉, 이러한 현상은 기름값의 등락에 대한 소비자의 민감도와, 그 기름값을 결정하는 세금 비중에서 비롯된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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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최근 몇 년간의 국내 휘발유가의 세금 비중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높은 유류세 비중이 기름값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국제 유가가 오르거나 내려도 세금은 꾸준히 50~60%정도 적용되고 있었습니다. 즉, 국제 유가 및 석유제품 가격 등락으로부터 완전히 이탈해 정액으로 고정되어 있는 유류세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는 뜻이지요.

뿐만 아니라, 세금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요. 2013년 이후 세금 비중은 꾸준히 50% 이상 유지하고 있으며 저유가 시대로 진입한 이후로는 60%대로 들어섰습니다. 세금이 절반인 상황에서 국제유가가 10% 내리더라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주유소 판매가격은 5%에도 미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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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석유! 그렇기 때문에 기름값에 대해 민감해질 수 밖에 없고, 자연스럽게 기름값에 대한 책임을 정유사가 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오늘 알아본 기름값의 구조와 유류세에 대한 내용을 토대로 조금은 국내 유가에 대한 오해가 풀리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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