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의 영웅들” - SK이노베이션 계열 구성원의 이야기
2024.12.20
1968년 윤활유 배합 공장으로 출발한 SK루브리컨츠는 윤활유 성분의 90%를 차지하는 기초 원료인 윤활기유(이하 기유)를 생산하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라는 부동의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 No.1 기유’라는 성공의 출발선을 쓴 SK루브리컨츠 기유생산1팀. 그들이 만들어 나가는 역사는 계속된다.
SK루브리컨츠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YUBASE(*)가 보유한 숫자에는 깜짝 놀랄 것이다.
세계 시장 점유율 39.3%(2017년 기준), 판매량은 불변의 1위로 연료유와 초고점도지수(**) 윤활기유를 동시에 생산하는 제조공정 기술은 무려 23개국에서 특허를 취득했다.
*‘YUBASE(유베이스) : SK루브리컨츠가 1995년 순수 독자 기술로 개발하여 세계 최초로 상업 대량 생산에 성공한 고급 윤활기유의 독자 브랜드
**초고점도지수(VHVI, Very High Viscosity Index) 윤활기유 : 점도 지수가 120 이상인 그룹III 기유
1995년 No.1 LBO(***) 공장이 가동된 지 9년 만에 No.2 LBO공장을 완공했다. 4년 후인 2008년에는 인도네시아 두마이에 인도네시아 국영기업인 ‘페르타미나’와의 합작 공장을, 다시 4년이 지난 2012년에는 No.3 LBO공장을, 2014년에는 글로벌 메이저 ‘렙솔’과 합작하여 유럽 시장의 기지가 될 LBO 공장을 스페인에 세웠다.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로, 아시아를 넘어 유럽으로 그야말로 숨 가쁘게 성장했다.
***LBO(Lube Base Oil) : 윤활기유
기유생산1팀은 그 모든 기록이 시작된 곳이다. No1. LBO공장의 최초 시운전이 그들의 손에서 이루어졌으며, 이후 SK의 이름을 걸고 운영하는 LBO마다 그때의 경험이 녹아 있다.
이처럼 멋진 기록의 출발점이라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SK루브리컨츠 기유생산1팀 박용철 선임대리는 23년 묵은 책임감부터 토로했다.
“특히 시운전 멤버들은 우리의 경험과 지식을 빠짐없이 회사에 남길 방법을 고민하게 됩니다.”
기유생산1팀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김창호 부장의 마음도 다르지 않다.
“교대반장으로 팀에 들어와서 No.1 LBO부터 No.2 LBO, 인도네시아·스페인 프로젝트까지 최초 시운전 작업에 참여했어요. 그 경험을 후배들에게 잘 물려줘야죠.”
스스로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는 선배들이 포진한 팀. 그래서 요즘, 기유생산1팀은 몹시 분주하다.
저희 팀이 지난 10월 1일에 무사고 1,000일을 달성했어요.
이욱 팀장이 수줍게 성과를 자랑했다. 실은 총 39일에 걸쳐 진행한 올해 정기보수도 무재해, 무사고로 마쳤다.
또 얼마 전에는 PSM(Process Safety Management) 평가에서 최고인 P등급을 받았다. 이욱 팀장은 이 공로를 오랜 전통에 돌렸다. “1만 시간의 법칙을 실감하는 중입니다. 저희는 SK루브리컨츠 기유를 출발시킨 경험이 축적된 유일한 팀입니다. 응축된 경험이 안전 운전으로 이어지는 거죠.”
모든 시작이 그러하듯 No.1 LBO 시운전은 시행착오 투성이였다. 촉매와 첨가제 비율 계산을 잘못해 배관이 터지기도 했고, 생전 처음 경험하는 고온·고압 환경에 당황해 잘못 대응하는 순간도 많았다.
“기유 공정은 모두 처음이었어요. 정유 공정에서는 300℃만 돼도 긴장하는데, 여기에서 400℃는 예삿일이더군요. 그런 상황을 전부 몸으로 경험하고 몸으로 배웠어요. 덕분에 일을 까먹지는 않습니다, 하하.”
박용철 선임대리는 아직도 현장에 나가면 보이는 배관마다 붙들고 리크를 체크한다. 머리가 아니라 몸이 기억하는 일의 힘이다. 업무 역량은 보너스처럼 따라왔다.
“최근 들어 피드가 다양해졌어요. HOU****에서 생산하는 UCO*****만으로는 부족해 수입한 피드를 사용하고 있거든요. 또 시장의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생산하는 제품의 종류도 2종에서 9종으로 크게 늘었고요. 그런데도 저희 팀에는 시행착오가 없어요.”
****HOU(Heavy Oil Upgrade) : 중질유 고도화 설비
*****UCO(Unconverted Oil): 미전환 잔사유
이제 남은 숙제는 성공적인 히스토리가 쌓은 유산을 ‘어떻게 남길 것인가?’이다. 기유생산1팀은 장기 계획을 선택했다. 기간은 무려 6년이다.
“지난 10월부터 기술직 사원 역량 향상 교육을 시작했어요. 교육 기간이 길다고 하는 분도 계신데 저희 생각은 달라요. 20년 넘게 축적한 경험과 지식을 단시간에 전수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해요.”
저년차 사원은 물론이고 15년 차 이상, 심지어 관리감독자까지 교육대상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모두가 제 몫을 하는 쫀쫀한 팀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다. 커리큘럼은 300여 개로 세분화했다. 구체적인 질문에 답을 채우면서 차곡차곡 쌓은 지식은 쉽게 무너지지 않기 때문이다.
운전보다는 현장을 먼저 배운다. 현장을 알지 못하는 보드맨은 결코 운전을 잘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6년 후 기유생산1팀은 얼마나 더 강해져 있을까? 이욱 팀장이 팀원들에게 보낸 레터 속 문장으로 그 답을 대신한다.
“기초 없이 이룬 성취는 단계를 오르는 것이 아니라, 성취 후 다시 바닥으로 돌아오게 된다.”
경험과 노력을 바탕으로 현재를 만들어왔고, 빈틈없이 탄탄한 미래를 만들어 갈 기유생산1팀. 그들이 써 내려가는 SK 루브리컨츠 기유의 미래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