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의 영웅들” - SK이노베이션 계열 구성원의 이야기
2024.12.20
#반갑다_동기야! #네모난_화면_속_입사_동기들
칸칸이 나뉜 화면 안의 사람들이 제각각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다. 근력의 한계를 체감하는 사람들이 하나씩 나오기 시작하고, 채팅창에는 응원 메시지가 빠르게 올라오며 분위기가 달아오른다. 지치지 않고 팔굽혀펴기를 하는 두 명의 참가자에게로 시선이 쏠린 덕분이다. 누가 이겼는지 궁금하다면? SK이노베이션 2020년 하반기 신입사원 온라인 연수에 참여했던 구성원에게 물어보면 된다.
코로나19의 예상보다 길고 고통스러웠던 시간들은 많은 사람의 세계관을 통째로 바꿔 놓았다. 신입사원 공개채용의 세계관 역시 180도 바뀔 수밖에 없었는데, 우선 대학교 졸업 시즌에 맞춰 열리던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이 큰 타격을 받았다.
여러 사람이 모일 수 없는, 그야말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환경에서 SK이노베이션은 발 빠르게 ‘비대면 채용’이라는 혁신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국내 대기업으로서는 첫 시도였고, 그 당시 비대면이 일상화되지 않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앞선 결정이자 몹시 도전적인 결정이었다. SK이노베이션의 이러한 시도는 코로나19로 침체된 고용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경제계가 채용을 재개하는 신호탄이 되었다.
#지금까지_이런_채용은_없었다 #이것은_채용인가_도전인가
이전과 달라진 상황에서 처음 열린 2020 상반기 채용은 필기시험, 면접, 신입사원 연수로 이어지는 모든 과정이 도전 그 자체였다. 2021년 그룹 공채가 폐지되기 전까지는 신입사원 필기시험은 대면으로, 경력사원은 온라인으로 진행해 왔기에 2020년 상반기 채용 당시에는 필기시험부터가 커다란 난관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닥쳐온 위기를 무작정 피할 수는 없었다. 안전한 응시 환경을 위해 시험장 입구에 열 감지기와 마스크 등을 구비하는 것은 물론, 응시자를 대상으로 해외방문기록이나 건강 상태 등을 묻는 사전 질문지를 배포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의료인력과 구급차를 대기시켰고, 시험장에서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격리 시험장도 마련했다.
예방과 방역에 집중한 덕분에 대면 필기시험은 무사히 마쳤지만, 더 큰 고비는 면접이었다. 지원자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면접을 대면으로 진행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너무 컸다. 결국 면접은 온라인 비대면으로 이루어졌지만 면접관이나 취업준비생 모두에게 생소한 사상최초의 비대면 면접을 준비하느라 채용담당 PM들은 진땀을 흘려야 했다.
“기술적인 부분이 가장 힘들었고, 그만큼 신경이 많이 쓰였어요. 혹시라도 문제가 생겨서 누군가 채용될 기회를 잃고, 회사로서는 좋은 인재를 놓치는 일이 생기면 안 되잖아요. 사전 시뮬레이션도 많이 하고 문제 발생 시 대처 방법도 마련했지만, 실제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몰라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SK이노베이션 인재개발실 허지웅PM)
#이것은_채용판_즉문즉설 #온라인_면접_지원센터_가동
행여나 온라인 면접 과정에서 소위 말하는 ‘버벅거림’이 생기지 않도록 인재개발실에서는 여러 차례에 걸쳐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며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마련해 나갔다. 지원자에게는 인터넷 속도를 포함해 연결 상태 최적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했고, 신속한 대응을 위해 두 개의 ‘TF(Task Force)룸’을 운영했다. 하나는 면접 과정 전반을 관리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다른 하나는 시스템상 오류를 실시간 대응하는 임무를 맡았다.
면접 인원은 하루에 100~200명에서, 많게는 300~400명에 달했다. 여러 공간에서 동시에 면접이 진행되기 때문에 지원자의 상황을 일일이 파악할 수 없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개설했다. 지원자가 채팅방에 도움을 요청하면 담당자가 곧바로 해결에 나섰다.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문제는 지원자가 갑자기 화면에서 사라지거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럴 때마다 다급하게 휴대폰으로 연락해 연결 상태를 확인하게 했다. 지원자들이 이런 상황에 당황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태가 생기지 않도록, 연결 불량이 면접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시키고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 역시 채용담당 PM들의 중요한 역할이었다.
인재개발실 구성원들은 전례 없는 비대면 채용 시스템을 새롭게 만들고 운영하느라 그야말로 고군분투했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기 때문에 참고 사례도 없었다. 채용 인원이 가장 많았던 때는 2021년 하반기로, 면접 인원만 3천명에 달했을 정도라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하기가 어렵지 않다. 당시 인재채용담당 팀에서는 모든 팀원이 거의 두 달 동안 밤낮없이 면접 진행에 매달렸을 정도였고, 담당PM들은 지금도 모이면 당시의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나눌 정도니 그야말로 ‘역대급’ 면접이었던 것!
“온라인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대규모 채용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대면이었다면 모든 과정이 시간도 훨씬 오래 걸리고 복잡했을 것 같아요. 첫 해에는 기술적인 문제들을 비롯해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채용을 많이 하면서 경험이 쌓인 덕분에 다음 해부터는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SK이노베이션 인재개발실 장현정PM)
#신입사원_연수의_신기원을_열다 #직무교육과_네트워킹까지 #모조리_온라인으로
같은 기수로 입사하는 신입사원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가 바로 연수인데, 연수만큼은 오프라인으로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상황을 예의 주시했지만 코로나19가 더 악화되면서 인재개발실에서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결국 2020년 7월, 사상초유의 ‘온라인 신입사원 연수’가 진행됐다.
“연수라는 것이 여러가지 목적이 있잖아요. 회사의 경영방침이나 사업 내용 등을 공부하는 것 외에도 동기들끼리 부대끼며 유대감을 쌓고, 선배들과 관계도 맺는 등 집합교육을 통해 유/무형의 교육이 이루어지는 기회라 고민이 많았습니다. 온라인이지만 최대한 연수 과정을 통해 사업과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고, 팀원·선배들과 만날 수 있는 랜선 이벤트도 많이 준비했어요. 비록 얼굴을 맞대고 모이지는 못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가 ‘함께’라는 느낌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 인재개발실 허지웅PM)
신입사원 직무 교육은 화상회의 플랫폼 ‘웨벡스(Webex)’를 통해 실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각 사업과 연계한 프로젝트 발표와 담당 임원의 피드백 역시 모두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신입사원들 간의 관계 형성을 위한 다양한 팀 빌딩(Team Building) 활동도 함께 이루어졌다. 랜선으로 같이하는 식사, 홈 트레이닝, ‘쿡방’ 등의 랜선 시리즈를 기획 및 진행했다.
앞서 갑자기 경쟁의 장이 되었던 팔굽혀펴기가 이 시리즈 중 하나였다. MZ세대 신입사원들은 라이브 방송을 보며 운동을 따라 하고, 댓글로 격의 없는 쌍방향 소통을 하는 등 활발히 참여했다. 더불어 연수 담당자들과의 랜선 토크를 통해 회사생활에 대한 궁금한 점을 직접 질문하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시간도 가졌다.
#매끄러운_진행_뒤에는_늘_누군가의_고군분투가_있다
이렇게 알차게 진행된 신입사원 연수의 준비 과정은 어땠을까? 당시 신입사원 연수 담당 팀은 랜선 시리즈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작은 회의실에 간이 스튜디오를 마련했다. 나름 촬영장 분위기를 갖추기 위해 회사를 대표할 수 있는 유조선 모형도 구해 배경으로 세워놓고, 현수막도 만들어 거는 등 한 땀 한 땀 가내수공업으로 촬영장을 만들어야 했다. 팀원들이 ‘급조한’ 촬영장이었지만 강의와 프로그램 진행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지금 보면 좀 조악하지만, 그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신입사원들이 집에서 교육받으며 고립감을 느끼지 않도록, 회사가 이렇게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전달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 인재개발실 장현정PM)
뜻하지 않게 ‘온라인 집합교육 1세대’가 된 신입사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비대면으로 어느 정도 친해졌다고는 해도 만나는 것만 못하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동기들끼리 과연 친해질 수 있을까, 사이버 친구가 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많았는데 전혀 문제없었어요. 랜선 홈트, 랜선 쿠킹, 랜선 티타임처럼 네트워킹 시간도 다채롭게 준비해 주셔서 동기들과 정말 ‘찐친’이 됐어요. 그리고 ‘Biz. 이해 프로젝트’라는 팀 프로젝트를 하면서 동기들과 더 끈끈해질 수 있었어요. 지금도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이 SNS로 소통하는 건 물론이고요. 출근해서도 반갑게 인사하며 어색함 없이 어울리고 있어요.” (당시 온라인 연수를 받았던 신입사원 소감 중 일부)
온라인 연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인재개발실에서는 기대 이상의 효과를 발견했다. 어색한 분위기에서 모든 사람의 시선을 받으며 질문을 해야 했던 오프라인 강의 때와는 다르게, 채팅을 이용한 온라인 강의에서는 더 활발하게 질문이 올라왔다. 강사들도 오히려 현장 강의보다 반응이 뜨겁고 피드백이 활발하다고 했을 정도로, 온라인 신입사원 교육은 적극적인 몰입의 시간이 가능함을 발견하게 해 주었다.
#2021년에도_언택트_채용은_계속된다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는 비대면이 가속화·일상화되면서 채용설명회의 풍경도 완전히 바뀌었다. 특히 캠퍼스 리크루팅 같은 오프라인 행사가 전면 취소됨에 따라 모든 것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옮겨왔다. 특히 채용 웹사이트를 대대적으로 개편해 지원자들이 궁금해하는 부분들을 최대한 사이트 안에서 해결하게 한 변화가 두드러졌다. 담당자가 현장에서 스키노 주니어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잡 토크’는 웨벡스를 통해 진행됐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채용에 관한 궁금증을 24시간 해결해 주는 챗봇 ‘채리’를 개발해 적극 활용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채리’는 실제 Q&A 게시판에 올라온 질문들을 기반으로 만들어 정확도가 높고, 다양한 질문에도 즉각적인 답변을 제공한다.
초기에는 신입사원 채용 관련 내용에 대해서만 답을 할 수 있었지만 추가적인 개발을 거쳐 지금은 경력사원 채용 정보 제공에도 활용하고 있다. Q&A 게시판의 질문 약 1,500개를 빅데이터화해 똑똑해진 채리는 채용 일정은 물론 근무 환경, 휴가 등 회사와 관련된 거의 모든 질문에 구체적인 답을 내놓을 수 있다. 비록 오프라인 채용설명회는 없어졌지만, 개편된 사이트와 챗봇 덕분에 스키노 주니어는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궁금한 점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으니 ‘오히려 좋아!’는 이럴 때 쓰라고 생긴 말이 아닐까.
이러한 방식은 시·공간의 제약이 없고, 언제든 다시 접속해 내용을 볼 수 있으며, 더 많은 취업준비생에게 보다 많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특히 서울에서 열리는 채용설명회에 참가하기 어려웠던 지방 거주자의 불편함을 해소함으로써 SK이노베이션의 수평적인 문화를 직접 경험하는 계기로도 작용했다.
#비대면_신입사원_공채의_나비효과 #일하는_방식의_디지털_혁신을_낳다
이처럼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들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도 SK이노베이션은 환경 변화에 빨리 대응하면서 비대면 언택트 채용과 교육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그 성공이 낳은 나비효과가 있었으니, 신입사원뿐 아니라 경력사원, 신임팀장 교육 및 구성원들의 역량 강화 교육도 모두 비대면으로 전환됐다.
신규 입사자 교육에서 역할을 톡톡히 해 낸 사내 교육 플랫폼 ‘mySUNI(마이써니)’가 보다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구성원은 마이써니 내 온라인 프로그램을 통해 각자 자신에게 필요한 내용을 셀프 디자인(Self-Design)해 자율적으로 학습했다. 이를 통해 오프라인 교육이 힘든 상황에서도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혁신 디자인, 행복, 사회적가치 등 다양한 강의를 원하는 시간에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주제로 ‘재택근무를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다’ 등 시의성 있는 내용이 담긴 강의들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은 구성원의 역량 강화에 있음을 잘 알고 있었던 SK이노베이션은 교육 방식을 발 빠르게 온라인으로 전환해 코로나19 시기에도 전 구성원이 꾸준히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는 또한 근무 문화의 변화로도 이어졌다. 특히 공유 오피스, 자율좌석제 등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해 온 유연한 근무 환경이 온라인 채용 및 연수·교육과 맞물리며 시너지를 일으킨 부분이 크다.
SK이노베이션이 코로나19 기간에도 흔들림 없이 대규모 채용을 시행할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탄탄한 원격근무 인프라를 앞서 구축했기 때문일 것이다. 신입사원 연수 이후에는 결국 실제 ‘근무’로 연결될 텐데, 입사 전형 및 연수만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끝났다면 온라인 채용은 단기적이고 한시적인 해결책에 머물렀을 것이다. 신입사원과 구성원 모두 한 공간에 모여 일하지는 못했지만 업무 효율도, 생산성도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이런 변화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차분히 준비되어 왔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스키노맨_특 #우리는_위기에도_목표를_달성한다
이처럼 적극적인 도전과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SK이노베이션은 당초 계획했던 대규모 인력 채용이라는 목표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 2019년 9월과 비교해 2년 사이에 678명의 새로운 인재들이 이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채용 프로세스를 통해 SK이노베이션 계열에 합류했다.
코로나19라는 어려움에도 대규모 인력 채용과 일자리의 질을 개선한 SK이노베이션의 성과는 민간기업으로 받을 수 있는 최고 상격인 대통령 표창으로 거듭났다. 2021년말 <2021년 일자리창출 유공 정부 포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며 인력 채용을 위한 노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결국 온라인 채용과 연수, 근무 환경의 변화라는 새로운 시도는 코로나로 인해 시기가 앞당겨지거나 강화됐을 뿐, ‘일하는 방식의 혁신’과 일맥상통한다. 이전과 달라진 시대, 혁신의 일상화가 ‘현재진행중’인 SK이노베이션에서는 유연함이라는 가장 큰 무기로 어떤 난관도 극복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어지는 ‘We 9 프로젝트’ 다음 편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단지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 구성원들의 슬기로운 코로나 극복기가 이어진다. 계속해서 많.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