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0
SK이노베이션 계열은 사업 구조를 탄소 중심에서 그린 중심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전략을 비즈니스 全 영역에서 실행해왔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이 글로벌 인증을 ‘제대로’ 받았다. 자원순환율이 80% 이상인 기업에 부여되는 ZWTL을 지난 7월 20일 획득한 것!
ZWTL은 글로벌 안전 규격 인증기관인 UL(Underwriters Laboratories)이 까다로운 기준을 가지고 심사하기로 유명하다. 게다가 유지 기간이 고작 1년이라, 지속적으로 노력하지 않는다면 자격을 잃게 된다. 현재 애플의 협력사인 폭스콘(Foxconn), 의료기업인 바슈앤롬브(Baush & Romb), 스타벅스(starbucks) 등 100여 개의 글로벌 기업들이 ZWTL인증을 유지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인증 획득을 위해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계열의 ZWTL 인증이 매우 특별한 ‘사건’인 이유는 석유화학 업계가 가지고 있는 현실적인 한계 때문에 인증 획득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ZWTL 인증 획득을 통해 카본 투 그린 전략 실천을 선명하게 보여준 SK이노베이션! 이를 성공적으로 해낸 SK에너지 환경관리 Unit 황범수 과장, SK지오센트릭 SHE그룹 김익식 대리, SK이노베이션 SHE부문 황주연 PM이 말하는 인증 획득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자.
Q1.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에너지와 SK지오센트릭이 ZWTL 인증을 받았는데, 석유화학 업계에선 쉽지 않은 일이라 들었습니다.
▲ SK에너지와 SK지오센트릭이 획득한 ZWTL 인증마크
ZWTL은 획득 자체가 쉽지 않은 인증이에요. 석유화학 업계가 안고 있는 현실적인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석유화학 시장에서 ZWTL 인증을 요구하는 고객사는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는 전 인류가 품어야 할 목표이기 때문이죠. SK에너지와 SK지오센트릭의 석유/석유화학 제품 등을 생산하는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이하 울산CLX)는 회사가 추진하는 ‘카본 투 그린’이라는 명확한 비전(Vision)을 갖고 있고, 이를 공유하는데 ZWTL 인증이 매우 효과적이란 수단이라는 판단 하에 획득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Q2. 검토 시작 시점에서는 ‘가능성’이 매우 중요했을 것 같습니다. ZWTL은 ‘자원순환율’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데요, 울산CLX의 자원순환율은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 위치인지 궁금합니다.
우선 ‘자원순환율’과 ‘재활용률’의 차이를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기존 폐기물 재활용률은 울산CLX의 배출 폐기물 중 재활용으로 분류된 폐기물을 의미합니다. 반면, ZWTL이 기준으로 삼는 자원순환율은 1차 업체(폐기물처리업체)가 울산CLX의 배출 폐기물을 실제로 재활용한 실적을 가리킵니다. 검토 당시, 울산CLX의 재활용률은 이미 우수한 수준이었으며 자원순환율 역시 기대 수준에 근사한 수치임을 확인했죠. 다만 울산CLX는 ‘업계 대비’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수준을 추구하는 만큼, 선도 업종에 준하는 자원순환율을 달성할 때까지 노력하고자 합니다.
Q3. SK이노베이션으로서는 첫 도전이었습니다. 그만큼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요
올해는 첫 도전인 만큼 최대한 성실하게 대응하는 것이 유일한 전략이었습니다. (웃음) 그 와중에 지난해 대비 강화된 기준 때문에 많이 당혹스러웠죠. 강화된 기준 반영 시, 인증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서둘러 추가 자료를 확보하고 대응 논리를 마련하느라 애를 먹었죠. 좋은 결과가 나온 걸 보면, 우리의 대응 방향이 틀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Q4. 이번 ZWTL 인증은 울산CLX를 비롯한 SK이노베이션 계열의 ‘카본 투 그린’ 전략을 널리 알리는 효과적인 도구인 동시에, 이 전략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말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ZWTL 인증 획득 과정에서 재활용의 의미도 재확인하게 됐습니다. 옳은 재활용이란 앞으로 봐도, 거꾸로 봐도, 앞구르기를 하면서 보더라도 재활용이어야 하죠. 이를 위해 울산CLX는 전략적 수치 개선이 아닌 실질적 자원순환율 개선을 위한 활동을 지속하고, 이러한 사업장의 노력이 ZWTL 등급 향상으로 보답받도록 노력하는 것이 SK이노베이션 SHE(안전/보건/환경)부문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1) 펄라이트(Pearlite) : 석유정제/석유화학 공정의 장치물, 배관 등의 열 손실을 방지하는 보온재에 사용되는 소재로 진주암 또는 흑요석을 분쇄·소성해서 얻어지는 극히 경량의 골재를 일컫는다.
(2) 폐 오일샌드(Oil Sand) : 석유 원료 및 제품을 저장하는 Tank Bottom Plate의 바닥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모래에 오일(Oil)을 섞어 사용하는데, Tank 보수작업 시 교체 등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말한다.
(3) 폐수 오니 :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 중 유기물을, 폐수처리장에서 미생물을 이용해 처리하는 과정에서 폐기되는 미생물 찌꺼기
Q5. 최근 인증을 취득했는데, 벌써 2023년 인증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2022년 실적이 마무리되는 내년 1분기에 자격 유지 신청을 진행하게 됩니다. 그때까지 추가 개선 활동 및 대응 계획을 준비할 예정입니다. 지금은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과 함께 폐기물 재활용 기술 개발, 퍼지(Purge)* 방법 개선을 통한 매립 폐기물의 재활용 전환, 재활용 가능 폐기물의 분리 처리 방안 마련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어요. 가시적인 성과도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 퍼지(Purge) : 장치, 배관 등의 정비 작업을 위해 개방 전 내부에 묻은 오일 성분 등을 스팀, 질소 등을 이용, 밀폐계를 활용하여 제거하는 작업을 일컫는다.
Q6. ZWTL은 인증과 유지, 모두가 쉽지 않습니다. 그 사실이 시사하는 바가 있을 텐데요. 마지막으로, 최일선에서 느낀 점을 말씀해 주신다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수치 개선’이 아닌 ‘실질적 자원순환율 개선’입니다. 그러려면 자원순환율 개선이 일회성이나 프로젝트성이 아닌 ‘습관’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모든 업무를 자원순환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습관이 全 구성원에게 깃들면, 최고 등급도 헛된 꿈은 아닐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