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기획] 세대공감 Clan, 세대갈등을 Clear하게 해결해요! 5화, “본 게임 전, 몸풀기”
2020.12.14 | SKinno News

 

| 몸풀기 준비운동, 사고를 유연하게!

 

운동선수들이 본 게임에 들어가기 전에 거르지 않는 것이 몸풀기다. 가벼운 뜀박질로 심박수와 체온을 살짝 높이는 예열 과정을 통해 몸은 비로소 운동과 마주할 준비 태세를 갖춘다. 이 과정을 생략할 경우 부상 가능성은 높아지는 반면 경기는 뜻대로 풀리지 않음은 자명한 일이다.

 

세대공감 Clan도 본격적인 세대공감 과제를 마주하기 전 가볍게 몸을 푸는 시간을 가졌다. 체온을 올리는 워밍업이 아니라 사고의 틀을 유연하게 풀어주는 브레인스토밍으로 말이다. 지난 시간 격론 끝에 도출한 우선 해결해야 할 여섯 가지 세대갈등 문제를 두고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시간. 초점은 다양성에 맞춰졌다.

 

“어떤 의견이라도 좋아요. 오늘은 하나의 결론을 이끄는 게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 세대별 목소리를 다양하게 공유하려고 합니다.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원하는지 가감 없이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현장에 적용 가능한 과제를 도출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일단 여섯 가지 문제를 근본 원인이 비슷한 유형별로 두 개씩 묶고, 세 개 조로 나눠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물론 어떤 조를 택할지는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이 세대공감 Clan의 매력. 일사분란하게 흩어진 Clan들은 과연 어떤 목소리를 담아냈을까?

 

| 워라밸, 인식의 균형이 중요해요 – ① 워라밸에 대한 인식 차이 ② 친목도모에 대한 인식 차이

 

최근 5년 사이 직장 내에서 유행처럼 번진 키워드가 바로 ‘워라밸’이다. 일과 삶의 조화가 세대갈등의 중심에 놓인 이유는 일을 곧 삶으로 여긴 고연차 선배와 일과 삶을 칼같이 구분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입장 차이 때문이다. 일터에서 기대하는 역할과 관계가 세대 간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현장에서 체감하는 워라밸로 인한 세대갈등은 어떤 모습이고, 회식과 같은 업무 외 친목 모임을 바라보는 시각은 어떻게 다를까? 과연 봉합할 수 있는 여지는 있는 것인지 각자의 입장부터 공유해본다.

 

“몇 개월 전부터 준비한 여행을 앞두고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 저연차와 고연차 간의 의견 충돌이 있었어요. 각자의 입장은 모두 이해가 되지요. 서로 맞서기 보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회식을 하자고 했는데 미용실 예약했다고 거절한 사례도 있었어요.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시각을 조금만 달리하면 충분히 이해가 되더라고요.”

 

어느 팀에나 있을 법한 구체적인 사례에 모두가 동감하는 표정이다. 눈에 띄는 점은 고연차도 워라밸 추구를 이해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서로 이해해야 한다’는 모호한 원론이 해법이 되지는 못한다. 이해의 실마리를 과연 어떻게 풀어야 할 지, 고민이 깊어지는 지점이다.

 

‘워라밸’이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대를 관통해온 고연차 선배들이지만 ‘그건 아니지’라고 반박하기 보다는 후배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귀담아 듣는다. 오히려 미처 심각하다고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솔직히 이야기해주는 후배들의 목소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업무 외 친목도모의 주축이 되는 회식 문화도 마찬가지다. 음주 중심의 회식문화를 깨고, 자율적인 참여를 기본으로 하는 소통 문화가 되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전 세대가 공감한다. 중요한 것은 마인드와 제도가 맞물려 변해야 한다는 것. 일터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기대한 까닭에 점점 더 벌어진 선후배의 간극, 서로 다른 방식의 관계 맺기로 갈등을 일으켰던 인식 차이는 ‘이해와 존중’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세 가지 과제를 이끌어낸다.

 

 

| 업무 교육, 형식보다는 내실에 집중 – ③ 장기간 업무발표 부담 ④ 역량 전수 어려움

 

업무를 배우기 위해 진행하는 발표는 어쩌다 세대갈등의 뇌관이 되었을까? 우선 저연차의 볼멘 목소리부터 이어진다.

 

“공정을 빨리 익히려고 하는 발표인데 최소 3~4년, 평균 7년 동안 업무 발표를 계속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보여주기식 업무가 되고 말아요.”

 

현장에서는 모두가 눈치 채고 있던 불만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고연차 선배라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업무 발표가 마냥 달가울 리는 없다. 다만 공정과 업무 표준 습득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임을 강조한다.

 

“왜 업무발표가 10년까지 길어지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어요. 예전에는 1년에 한번 셧다운을 했는데 이제는 3년 주기에요. 중연차가 되어도 셧다운 경험이 적기 때문에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발표 기간이 길어진 것이죠.”

 

서로의 입장을 공유하다보니 고연차 선배들도 업무 발표라는 틀에 묶일 수밖에 없는 구조임이 드러난다. 불만이 쌓여 있던 후배들도 자신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함께 해법을 찾으려는 선배들의 모습에 목소리가 한층 누그러진다.

 

“교육의 필요성은 인정해요. 없애자는 게 아니라 지나치게 길기 때문에 적정한 수준으로 조정하자는 것이죠. 그리고 발표라는 획일적인 형식을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문제를 터놓고 말하고 서로의 입장을 나누다 보니 길이 보이는 듯하다. 뒤이어 논의한 ‘역량 전수의 어려움’은 교육 체계의 미비부터 용어의 차이까지 세심하게 짚어간다.

 

“후배들이 워낙 똑똑해서 선배들의 기대치가 높은 것도 사실이에요. 그런데 교육 체계는 과거에 멈춰 있어서 역량 전수에 어려움이 있어요.”

 

“갓 들어온 사원을 선배의 눈높이로 가르치니 받아들이는 데 한계가 있어요. 선배들의 비공식적인 업무 용어들은 눈치껏 이해해야 해요.”

 

선배는 가르치고 싶고, 후배는 배우고 싶은데 자꾸 어긋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식의 폭이나 소통 방법이 서로 다른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개인의 경험과 노하우 중심으로 역량 전수가 이루어 지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조직 내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것은 성장의 기본 동력이 된다. 이 긴밀한 관계가 삐걱대지 않고 발전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성장과 체계’를 중심에 둔 깊은 논의 끝에 두 가지 과제로 이어진다.

 

 

| R&R의 균형은 어떻게 맞출까? – ⑤ 힘든 업무 기피 ⑥ 비합리적 R&R

 

‘왜 힘든 일은 나에게만 주어지는 걸까?’, ‘이 힘든 업무를 버티면 나는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어느 조직에나 힘들고 피하고 싶은 일은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반드시 지켜야 할 자리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배치할지, 동기부여를 어떻게 해야 갈등을 줄일 수 있을지, 그 답을 찾기란 쉽지 않다. 먼저 명확한 기준이나 구성원과의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정해지는 업무 분장에 대한 후배들의 아쉬움이 터져 나왔다.

 

“특정 구성원에게 일이 몰리는 업무 불균형을 자주 볼 수 있어요.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도 않고요. 이 같은 불균형이 지속되면 조직 전반적으로 근무 의욕이 떨어지게 되지요.”

 

“힘든 일은 후배에게 미뤄버리는 느낌을 받아요. 업무 분장 시 구성원의 중장기 육성을 고민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어요.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R&R이 구축되면 좋겠어요.”

 

고연차 선배들도 저연차 시기에 한 번쯤 고민했던 문제들이다. 해묵은 숙제가 해결되지 않고 반복되는 모습이 안타깝지만 문제를 풀어가는게 쉽지 않은 것 역시 사실이다.

 

“허리 연차가 극히 부족합니다. 세대교체까지 남은 임기를 고려하다보니 후배들에게 연차 대비 중요한 역할을 맡겨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지요. 일이 쏠리는 구성원들의 고생을 인정하고 커리어에 대한 고민도 나누고 싶은 마음은 큽니다. 하지만 후배들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이 참 어려워요.”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일을 잘 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일, 더 많은 일을 맡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 같아요. 그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걸 보상해줄 방법이 딱히 없는 게 사실이지요.”

 

고연차 선배들도 업무가 한쪽에 쏠리는 문제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계속 이어져온 시스템을 한 번에 바꾸기란 쉽지 않다. 투명하고 합리적 절차를 거친 R&R 정립과 동기부여 방안들이 해결책으로 논의되지만 얼마나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지는 머리를 맞대고 따져봐야 할 문제이다. 다만 세대공감 Clan이 불균형의 고리를 끊고 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데는 고연차 선배들도 동의한다.

 

‘역할과 책임’이라는 분명한 기준을 세우고 풀어가야 할 문제가 분명하다. 어쩌면 조직에 큰 파장을 불러올지도 모르지만 Clan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로 두 가지 과제를 제시한다.

 

 

변화가 두려웠다면 시작도 하지 않았을 세대공감 Clan은 이렇게 한 걸음씩 전진 중이다. 몸풀기는 끝났다. 이제 울산CLX의 세대공감 본 게임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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