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업계에 따르면 13일 있었던 SK이노베이션 수요예측에서 SK이노베이션은 2조 원을 훌쩍 넘는 자금을 끌어모으며 신용등급 하락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흥행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IB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시장 투자자들의 믿음을 보여주는 결과였다”라고 말했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총 3,000억 원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1,500억 원 모집의 3년물에 1조 600억 원, 900억 원 모집의 5년물에 8,900억 원, 600억 원의 10년물에 2,200억 원으로 총 2조 1,700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투자수요가 몰리며 SK이노베이션이 최대 5,000억까지 물량 증액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에서 충분히 예상됐던 결과였다. 올해 SK이노베이션의 실적개선 전망으로 수요예측 전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하락과 정유업황 부진으로 2조 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업황이 개선되며 6,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2차전지 사업도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영업이익 시현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1~11월간 전기차 배터리 탑재량 집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인 239.0% 성장해 9위에서 5위로 뛰어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2021년이 SK이노베이션의 ‘도약의 원년’이라 기대되는 이유이다. 증권업계는 향후 5년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연평균 2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2021년이 전기차 시대의 원년이 될 것이라 예측했다. 최근 전세계적인 친환경 열풍에 미국의 블루웨이브까지 더해지며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부문은 날개를 달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AA+(한국기업평가)와 AA0(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로 등급이 엇갈렸다. 이미 우량등급인 AA급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적개선과 함께 현재 진행 중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 IPO와 SK루브리컨츠 지분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예상되어 빠른 시일 내 신용등급 회복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오랜 기간 시장과 신뢰를 쌓아온 점도 주효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의 에너지·화학 부문 중간지주사로 오랜 기간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며 시장과 신뢰를 쌓아왔다. 그 결과 지난해 9월 1조 3,000억 원의 수요를 모집한 데 이어 4개월만인 이번 수요예측에서 종전 기록을 뛰어넘는 역대급 수요예측 결과를 보이며 조달시장에서 빅이슈어의 위용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