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8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
구성원들의 수펙스(SUPEX) 추구 정신이
에너지 안보의 꿈을 현실로 만들다!”
“유공은 현재 선경이 도입하는 원유물량의 추가 확보는 물론, 원유확보 기능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자원기획실을 신설할 것이다.”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유공 인수 직후 기자간담회(1980.12.23)에서 밝힌 자원확보에 대한 의지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우리나라가 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 파동을 겪었고, 이 위기를 극복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당사자다. 그는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절감했던 것이다. 유공 인수 이듬해에는 내부 준비를 마치고 1982년, 원유 확보를 위한 ‘자원기획실’을 설립했다.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자원개발 프로젝트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국내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하지만, 해외 자원개발은 성공 가능성이 5~10%에 불과할 정도로 어려운 도전인 데다가 기술적 난이도가 높고 탐사부터 개발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며 큰 비용이 투입되는 사업이기에 반대의 목소리도 컸다. 그렇지만 SK의 혁신 DNA 도구인 ‘SUPEX(Super Excellence) 추구 정신’과 국가적 사명감, 자원개발을 향한 경영진의 뚝심 있는 의지로 ‘글로벌 자원개발 전문기업’을 향한 SK이노베이션의 담대한 도전이 시작됐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어스온(당시 유공)은 1983년 4월, 인도네시아 카리문 광구 지분 참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석유개발 사업에 나섰고, 이듬해 아프리카 모라타니 광구 개발에도 참여했지만 유징*은 발견되지 않았다. 두 번의 실패를 딛고 북예멘 마리브 광구 개발에 나선 1984년 7월, 마리브 광구 알리프 제1 유정에서 대규모 유징을 발견하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1988년 1월 20일, 마리브 유전에서 생산된 원유가 울산항에 최초로 입항했다. 우리나라가 준산유국 대열에 올라서며 에너지 수급 안정을 통한 경제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순간이었다.
(*)유징(油徵) : 지하에 석유가 매장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징후
에너지 대외 의존도 90% 이상으로 석유, 광물 등 자원을 전량 수입하는 ‘에너지 취약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SK어스온은 해외 자원개발의 꿈을 이뤄냈다. 40여 년간 34개국에서 100여 개의 자원개발사업을 진행하며 기술력을 축적, 글로벌 자원개발 전문기업으로의 꿈을 향해 달렸다.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 자원개발의 역사도 함께 써왔다.
이어 2007년 베트남 15-1/05 탐사광구 참여, 2008년 콜롬비아 CPE-5, CPO-4, SSJN-5 광구 참여, 2010년 페루 LNG 상업생산 프로젝트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페루 LNG 프로젝트에서는 유전개발에서 가스생산, 수송, 수출을 망라하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할 수 있었다. 2011년에는 브라질 심해광구를 성공적으로 매각했으며, 이는 국내 민간기업이 거둔 자원개발 계약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기록된다.
그리고 2023년, SK어스온은 남중국해 북동부 해상에 위치한 17/03 광구 내 LF(Lufeng)12-3 유전에서 원유 생산에 성공했다. 수상∙수중 호스를 통해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설비(FPSO)에서 유조선에 선적된 원유는 지정된 판매처로 운송된다. SK어스온이 중국 17/03 광구에서 생산한 원유를 첫 선적·출하했다고 밝힌 지난 11월 22일, 이날 선적한 원유는 약 40만 배럴로 국내 하루 석유 소비량의 약 15%에 달한다.
특히 중국 17/03 광구는 SK어스온의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원유 탐사부터 개발, 생산, 선적까지 성공한 최초의 사례다. 중국 17/03 광구는 국가 에너지 안보를 책임지는 ‘글로벌 오퍼레이터(Global Operator)’로 도약하겠다는 최종현 SK 선대회장의 꿈이 최태원 SK 회장 대에 이르러 결실을 맺은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
뿐만 아니라 SK어스온은 베트남 남동부 쿨롱 분지(Cuu Long Basin) 내 위치한 해상 16-2 광구에서 원유 발견에 성공하며 잇따른 쾌거를 보였다. 베트남 15-1/05 광구 이후 4년 만의 발견이다. 탐사정 시추를 통해 원유층을 발견하고 산출시험(Drill Stem Test, DST)을 실시한 결과, 첫 번째 저류층** 구간에서 일 생산량 최대 약 4,700배럴의 원유 및 7.4 MMscf (100만 표준 입방피트)의 가스 생산 산출에 성공한 것이다.
(**) 저류층 : 원유나 천연 가스가 지하에 모여 쌓여 있는 층
현재 두 번째 저류층 구간에 대한 산출시험이 진행 중이며, 추가적인 원유 및 가스 생산 산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SK어스온은 16-2 광구의 상업성을 평가해 충분한 상업성이 확보되면 개발 단계로 넘어가 유전 개발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2023년은 SK이노베이션이 자원개발을 시작한 지 40년, 운영권에 참여한 지 34년이 되는 해이다. 또한, 수많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쌓아온 역량이 빛을 발한 해이기도 하다. 글로벌 자원개발 전문기업을 향한 일념으로 해외 유전 개발에 도전했던 구성원들의 땀과 눈물, SUPEX 추구 정신을 바탕으로 한 석유개발사업 경쟁력이 이러한 도전을 지속가능하게 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늘도 에너지 안보와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