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0
2010년 12월, SK에너지의 낯선 지면광고가 등장합니다. 2011년 1월로 예고한 독자경영체제 출범의 의미를 설명한 광고였는데요.
‘미래 성장을 위한 SK에너지의 세포분열‘이라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그리고 정말 2011년이 되자 새로운 회사의 이름이 등장합니다. 바로 SK이노베이션입니다.
2011년부터는 SK에너지라는 이름만큼 SK이노베이션이라는 이름을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는데요.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SK이노베이션이 어떤 회사인지, SK이노베이션과 SK에너지가 어떤 관계인지 궁금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SK에너지의 역사 그리고 SK이노베이션의 탄생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SK에너지는 1962년 설립된 ‘대한석유공사’가 시초입니다. 정부의 민영화 방침에 따라 1980년 ㈜선경이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1982년 ‘㈜유공’으로 회사명이 변경되었습니다. 그 후 현재의 상호인 ‘SK주식회사(SK Corp.)’로 회사명이 변경된 것은 1997년의 일입니다.
그러다, 2007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기존의 SK주식회사(SK Corp.)가 지주회사인 ‘SK주식회사(SK Holdings Co., Ltd.)’와 사업회사인 ‘SK에너지(SK Energy Co., Ltd.)’로 분할됩니다. 따라서 SK에너지는 2007년 7월 1일부로 신설된 법인이지만, SK에너지가 기존 SK주식회사의 사업을 이어받아 영위하고 있으므로 SK에너지의 역사는 대한석유공사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죠. 종래의 SK에너지는 석유, 화학, 윤활유, 해외자원개발, 연구개발 등 에너지∙화학 관련해 모든 사업분야를 하나의 회사에 가지고 있는 형태였으니까요.
SK에너지는 회사 안에 운영하는 각각의 사업들의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기업 본원적 경쟁력과 사업의 전문성 및 독립성 강화를 위해, 2009년 10월 1일부로 기존의 윤활유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합니다. 이렇게 SK에너지의 100%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가 설립됩니다.
SK루브리컨츠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유연성 확보와 환경변화에 대한 전략적 대응능력 제고라는 분할 본래의 목적에 맞게, 이후 괄목할 경영실적을 올리며 회사의 추가 분할 가능성에 불을 지피게 됩니다.
글로벌 경영환경이 점차 급격하게 변화함에 따라, SK에너지는 회사의 지속적인 미래 성장을 보장할 수 있는 과감하고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2011년 1월, 기존의 석유사업과 화학사업 부문까지 분할을 결정하면서 독자경영체제가 출범하게 됩니다.
기존의 SK에너지는 ‘SK이노베이션’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석유개발사업 및 연구개발사업에 매진함과 동시에, 기존 석유사업과 화학사업을 각각 신설회사인 ‘SK에너지’와 ‘SK종합화학’으로 물적 분할 하였습니다. 윤활유사업은 2009년 10월에 이미 SK루브리컨츠로 분할한 바 있었는데요. 이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4社 독자경영체제가 확립된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SK이노베이션은 기존의 SK에너지가 이름을 바꾼 회사입니다. SK에너지의 이름은 이제 석유사업부문이 사용하게 됐지만, 기존 SK에너지의 위상을 이어받은 기업은 새로운 이름의 ‘SK이노베이션’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SK이노베이션이라는 지주회사 아래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3개의 사업자회사가 존재하는 구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기억해두어야 할 점은,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3개 자회사의 주식을 100% 소유한 모회사인 동시에, 자원개발사업 및 연구개발사업 등까지 영위하는 이른 바 사업지주회사의 역할까지 맡고 있다는 점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일반적인 지주회사와는 조금 다릅니다. 주식 소유를 목적으로 설립되어 자회사 관리만 하는 ‘순수지주회사’와 달리, SK이노베이션은 직접 담당하는 사업부문이 있는 ‘사업지주회사’이기 때문이죠. 또한, SK이노베이션 위에는 SK주식회사라는 또 하나의 지주회사가 존재합니다. 결국, SK이노베이션은 SK주식회사 아래에 있는 ‘중간지주회사’ 입니다.
다시 말해, SK이노베이션은 석유사업을 담당하는 SK에너지, 화학사업을 담당하는 SK종합화학, 윤활유를 담당하는 SK루브리컨츠 등 3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SK그룹의 에너지 부문 중간지주회사인 것이지요.
이러한 SK이노베이션 계열 4사 구조는 각 사업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하고, 의사결정의 스피드를 제고하고, 사업의 유연성을 확보하게 합니다. 이처럼 4사의 활동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면서 회사의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고, 앞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입지를 다지며 한발 한발 함께 나아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