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의 영웅들” - SK이노베이션 계열 구성원의 이야기
2024.12.20
SK이노베이션이 만든 뉴스전문 보도채널 SKinnonews.com이 SK이노베이션 계열 릴레이 인터뷰2를 진행한다. 세 번째로 지난해 말 노조위원장으로 선출되어 4개월째를 맞은 SK이노베이션 이성훈 노동조합위원장(이하 노조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노조가 앞장서 구성원의 일터와 행복을 더 크게 키워가겠다며 “전례가 없는 지금 상황에서 서로 의지하고 힘을 합쳐야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Q1. 노조위원장으로서 임기를 시작한지 곧 100일이 됩니다. 그간의 소회는 어떠신지요?
올해 임기 시작과 함께, 산적해 있는 여러가지 현안을 파악하고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 현장을 방문하여 조합원과 소통하고 많은 의견을 들어 왔습니다.
조합원을 책임지고 있는 노동조합의 위원장으로서 “진정성 있게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로 조합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현재의 상황과 고충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었고, 물류효율화에 따른 전환 배치를 비롯해 다양한 현안들을 처리하면서 위원장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지 깊이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노사간에 논의해야 할 임금 등 중요 사안에 대비하여, 회사의 경영상황을 냉철하게 파악하고 준비하는 것도 조합원을 대표해서 제가 해야 할 몫이었습니다.
특히, 지난 2월에 진행한 임금교섭의 경우에는 국내외 경기침체, 코로나19 사태, 경영실적 악화 등 여러가지 악조건이 겹쳐서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노동조합이 많은 준비를 하고 노사간에 깊은 소통과 이해를 바탕으로 공감대를 만들었으며,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신 덕분에 좋은 결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임기 초반에 임금교섭 이라는 큰 산을 넘는 것이 힘들기도 했지만 그 만큼 더 보람차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앞으로도 조합원들의 실질적 권리를 확보하고 모든 구성원들의 행복과 회사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일선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 지난 3월 3일, ‘2020년 임금교섭 조인식’을 마친 후 (왼쪽부터)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 이성훈 노동조합위원장, 김재호 노동조합부위원장, SK에너지 조경목 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Q2. 최악의 경기상황이라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많은 구성원을 만나보셨을 텐데, 현장에서 직접 느끼는 위기의식은 어느 정도인가요?
SK 울산Complex(이하 SK 울산CLX)의 생산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사실 비장하다는 표현도 모자랍니다. 공장의 구성원들은 유가와 마진, 공장가동률 등을 매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상황의 심각성을 절감하고 있고, 특히 최근에는 일부 공정이 경제성 악화에 따라 가동중단이 결정되면서 위기의식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앞서 김준 총괄사장님과 SK 울산CLX 박경환 총괄님의 인터뷰에서도 언급되었듯이, 회사가 느끼는 것 이상으로 구성원들의 걱정과 우려가 큰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일수록 생산현장은 안정조업에 더욱 열중해야 하고, 위기극복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서 발로 뛰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많은 위기를 이겨내면서 쌓아 온 경험과 노하우, 의지와 자신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동조합도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해결에 힘을 보태기 위해 조합원에게 휴대용 손 소독제를 제공하고, 현장에 지급할 마스크 확보를 위해 공급처를 파악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기보수 현장에 간식을 배부하면서 구성원과 소통하고 현장의 고충을 개선하는 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경영에 더욱 충실하고, 노동조합은 조합원과 소통하면서 현장의 힘을 하나로 모아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에 충실하면 작금의 위기를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 지난 3월, SK이노베이션 이성훈 노조위원장(오른쪽)이 노조가 구매한 분무형 손소독제를 조합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Q3. 지금의 위기가 전대미문의 상황이라는 것은 공통된 인식인 것 같습니다. 예전부터 SK가 어려움을 이겨낸 순간에는 항상 SK 울산CLX가 중심에 있었는데요. 우리 현장 구성원들의 저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25년간 SK에서 근무하면서 제가 느낀 확실한 한 가지는 우리 구성원들이 회사를 정말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면 위험을 무릅쓰고 화재 진압에 뛰어들고, 사고가 발생하면 모두가 나서서 일사분란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수없이 많이 봐 왔습니다.
1998년 IMF,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2014년 사상 최초의 적자 발생 등 경영위기가 닥쳤을 때에도 현장 구성원은 한결같이 “이겨내자”는 마음으로 회사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처럼 위기 상황에서 더욱 단단하게 뭉치고,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는 것이 이제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문화로 정착되어 있습니다. 이는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수 없는 위기를 극복해 온 경험과 역사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우리만의 “DNA”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고, 어려운 경영환경이 당분간은 지속되겠지만 우리는 늘 그래 왔듯이 하나로 뭉쳐 이 위기를 극복하고 더 높이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를 비롯한 노동조합이 앞장서서 우리의 일터와 행복을 더 크게 키워 가겠습니다.
Q4. 과거의 위기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서도 역대 최단기간 임금교섭 체결, ‘1% 행복나눔’ 활동 등이 진행되었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임금교섭이 진행될 당시에는 코로나19가 지금처럼 확산되지 않았고, 경영환경의 심각성도 덜했던 상황이었지만, 시황과 회사 실적의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노동조합에서는 일찌감치 임금교섭을 준비하면서 진행 시기와 방식에 대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였지만, 이렇게 어려운 상황일수록 노사가 함께 만들어 놓은 원칙을 지키면서 신뢰를 쌓고 협력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진행하였습니다. 조합원들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노동조합을 믿고 따라주었기에 84.2%의 높은 찬성률로 잘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합니다.
‘1% 행복나눔’은 고객/사회/주주/이해관계자들의 행복에 기여하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며, 여기에 조합원의 97%가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사회와 함께 발전하고자 하는 우리의 성숙한 의식을 보여주는 방증일 것입니다. 노동조합은 앞으로도 구성원 행복과 사회적가치 창출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 지난 1월, ‘2020 SK이노베이션 협력사 상생기금 전달식’에 참석한 울산시 및 정부, SK이노베이션, 협력사 관계자들이 상생기금 전달 및 수여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에서 세 번째부터) SK에너지 조경목 사장, SK이노베이션 이성훈 노조위원장,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
Q5. 이러한 활동은 노사관계의 전향적 발전이라는 평가도 받았는데요, 향후 노사관계가 지향해야 할 방향은 어때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권익을 위해 존재하고 한 명 한 명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하는 만큼 갈등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노동조합 활동은 그 갈등을 해소하고 합의점을 찾아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노동조합은 노동조합다워야 합니다. 노동조합으로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되, 다만 그 방법은 합리적이고 세련되어야 합니다. 이제는 진정성 없는 소모적인 협상이나 투쟁만으로는 바람직한 결과를 만들 수 없습니다. 시대가 변한 만큼 노동조합 활동도 시대에 맞게, 구성원의 요구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우리 SK이노베이션의 혁신적인 노사문화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권익을 높이는 동시에 회사와 소통을 통해 구성원의 행복을 추구하고,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현장 조합원을 비롯해 많은 이해관계자와 만나 대화를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어느 쪽도 일방적으로 이익을 보거나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는 것이 노동조합의 역할일 것입니다.
SK이노베이션 노동조합은 실력과 힘을 갖춘 노동조합, 구성원과 진정성 있게 소통하고 신뢰받는 노동조합이 되어 모두가 함께 발전하면서 행복을 추구하는, 시대를 앞서가고 존경받는 노사문화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Q6. 어려울 때일수록 노동조합의 역할을 기대하는 구성원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노조위원장으로서 구성원들과 이해관계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1995년도에 입사해서 많은 일을 경험해 왔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 상황이 과거의 어느 사례에도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어렵고 심각하다는 것이며, 노동조합이든 회사든 서로 의지하고 힘을 합쳐야만 지금의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싸워 이겨야 할 대상은 코로나, 글로벌 경기침체, 유가, 환율 등 너무나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경험과 역량, 의지는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도 남습니다. 모두의 힘과 의지를 하나로 뭉쳐야 할 때이며, 노동조합도 있는 힘을 다 할 것입니다.
노동조합은 눈과 귀를 열고 열린 마음으로 조합원과 소통하면서 위기를 극복해 내고, 노사가 함께 노력해서 최고의 노사문화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지켜봐 주시기 바라며, 구성원 여러분께서도 노동조합과 회사를 믿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