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대한민국 산업계 심장 역할로 경제발전 이끌어
2024.11.25
SK이노베이션이 만든 뉴스 전문채널 SKinnonews.com이 신년특집으로 기획한 SK이노베이션 계열 CEO 및 사업대표와의 릴레이 인터뷰. 그 마지막 편으로 SK이노베이션 이사회 김종훈 의장을 만나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로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종훈 의장은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회가 생기고 더욱 단단한 체질로 탈바꿈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SK이노베이션 경영진과 함께 반드시 이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Q1. 공직 생활 이후에 기업에 몸 담으신 건 SK이노베이션이 처음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기업의 사외이사로서 보낸 지난 3년간의 소회를 듣고 싶습니다.
벌써 3년이 됐네요. 지난 40여년 동안 공직에 있다가 기업의 일을 처음으로 접하다 보니 새롭게 습득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바쁘게 지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3년이 금방 간 것 같습니다.
대학생일 때, 그러니까 1970년대에 제가 처음 접한 SK는 ‘선경합섬’이라는 회사였죠. 지금은 석유화학뿐 아니라 2차 전지, 반도체, 통신, 바이오 사업까지 하는 글로벌하게 성장한 회사가 되었습니다. ‘글로벌 기업 SK이노베이션이 한층 더 성장하는 데 제가 일조할 수 있다면 좋은 기회이고 매우 보람 있는 일이 되겠다’라는 마음으로 임해 왔습니다.
Q2. 작년에 SK이노베이션 창립 최초로 사외이사로서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셨습니다. 느낌이 남 달랐을 것 같은데 어떠신지요.
기업의 투명경영, 책임경영은 두말할 나위없이 중요한 일입니다. 이것이 시장에서 원하는 바이기도 하고 점점 더 그런 요구가 높아질 것입니다. 제가 SK이노베이션의 사외이사로 선임되면서 이런 부분에서 기여를 하고 싶었는데 이사회 의장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경영진을 ‘감시’, ‘견제’ 하는 것도 사외이사의 중요한 역할이겠습니다만, 회사의 성장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 이사회는 경영진의 숨어 있는 고충을 이해하고 이런 부분에서 co-work하며 함께 호흡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사회에 올라오는 안건들의 표면적인 부분만 보고 그때그때 판단에 따라 가부를 결정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스토리나 경영진의 노력, 고충. 이런 것들을 알아야 좀더 내실 있는 판단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소통하는 이사회’가 결국 ‘일하는 이사회’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셈이죠.
이 외에도 혹시라도 제가 생소한 부분들이 있으면 이사회를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조직인 ‘이사회사무국’에 관련 자료를 꼭 요청합니다. 그럴 때 마다 늘 빠르고 충실한 자료를 준비해 주셔서 큰 도움이 됩니다.
Q3. 이사회 의장으로서 공부해야 할 내용들이 더 많아지고 책임감도 훨씬 늘어났다고 말씀 주셨는데 그만큼 보셔야 할 자료도 훨씬 많아졌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회사 관련 자료를 수시로 보실 텐데 평소 보시는 자료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요?
저는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늘 노력하는 편입니다. 오늘 인터뷰 하기 전에도 자료들을 많이 보다가 들어왔습니다. 통상 하루에 읽는 양이 100 페이지 정도는 되리라 생각됩니다. 회사의 사업 자체만 파악하는 걸로는 부족한 일입니다. 회사와 사업을 둘러싼 환경도 넓게 보아야 하고 변화의 속도도 따라잡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공직에 있을 때와 비교해 본다면 현재 제가 보고 있는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자료들은 데이터에 기반한 정량적인 내용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정성적으로 풀어쓰기 보다는 실제 데이터를 검토하고 그 흐름을 보여주는 자료들을 많이 봤습니다. 보다 실용적이라고나 할까요. 저 또한 실용적인 것을 추구하는 편이라 격식 차린 회의 보다는 기탄없는 토론 형태를 더 선호합니다. 저를 포함한 사외이사들이 공식회의 전후에 자유로운 얘기와 토론을 하면서 본 회의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4. 이사회에 참여하시던 시기부터 SK이노베이션의 딥체인지가 가장 큰 폭과 빠른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주요의사결정을 위한 많은 고민도 하셨을 거라 생각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으신지요.
아무래도 대규모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은 중요한 일이지요. 이사회의 결정은 수익성, 안전성, 확장성 모두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겠죠. 매우 신중하게 진행됩니다. 또한 당장의 수익보다 미래의 성장성을 내다보는 투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사례로는 SK의 사내교육 플랫폼인 ‘mySUNI’가 기억에 남습니다. 지난 해 업황이 좋지 않아 ‘지금 꼭 필요한가?’라는 기본적인 질문부터 시작해 많은 토론 과정도 거쳤습니다. 이런 사업은 SK 외에 다른 어떤 기업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미래를 만들어가는 건 ‘사람’이고 그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는 기업의 미래가치와 직결된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러한 분야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은 SK만의 고유한 기업문화라고 생각합니다.
Q5. 40년 가까이 공직에 계시다 SK이노베이션과 함께 하시게 되셨습니다. 외부에서 봤을 때의 SK, 그리고 직접 들어와서 경험한 SK. 어떻게 다른가요? 또, 그런 관점에서 SK이노베이션의 기업문화나 경영철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세 가지 정도를 느낀 순서대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로, SK는 그룹 전체적으로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외부에 있을 땐 자세히 알지 못했던 부분인데 인재 육성과 관련된 대표 프로그램인 ‘장학퀴즈’라던가 앞서 말씀드린 ‘mySUNI’도 SK의 인재경영 철학을 엿볼 수 있었던 사례입니다.
두번째로 그룹 뿐 아니라 SK의 각 관계사들이 다양한 CSR 활동들을 하면서 겉으로 드러내려고 노력하진 않는다는 점 입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더 드러내도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할 때도 있습니다. (웃음)
세번째로, ‘기업의 목적을 이윤창출에서 사회적가치 창출로 보아야 한다’라는 방향으로 논리를 정립하고 있고 이것을 구체적으로 계량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다른 어떤 기업에서도 볼 수 없는 SK만의 좋은 기업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 ‘진정성’, ‘사회’라는 키워드가 어쩌면 지금의 SK를 만들어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SK의 강점 뿐만 아니라 개인으로서도 되돌아 볼 성찰의 단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 (좌) 지난 2018년 9월, SK이노베이션의 발달장애인 자립 지원 프로그램 ‘Career jump-up class’에 참여 중인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에 나선 김종훈 이사회 의장
Q6. SK의 ‘사람’에 대한 철학과 사회적가치(SV, Social Value) 창출에 대해 말씀 주셔서 관련해 한 가지 더 여쭙겠습니다. 이사회에서도 뜻을 같이 해주고 계신 것처럼 우리 SK는 SV 창출을 통한 성장을 가장 큰 축으로 삼고 있습니다. SK가 추구하는 사회적가치의 방향성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자본주의도 결국 인간이 만든 제도이니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계속해서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가야겠죠. 시장에서의 규율을 위반하지만 않는다면 기업이 만든 이윤이 오롯이 그 기업의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업의 사회적 책임, CSR이라는 개념이 나오게 되었는데 SK의 사회적가치 창출은 CSR을 훨씬 뛰어넘는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제 스스로 좀더 천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제가 배웠던 경영학원론에서 기업은 ‘How to make money’에 포커싱하는 존재였는데, SK이노베이션의 사외이사로 일하면서 SK 그룹 전체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사회적가치 창출을 통한 성장’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접하고 있습니다. SV 창출 부분은 솔직히 개인적으로 좀더 공부가 필요한 분야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한가지 조언을 한다면, SK 내부적으로 SV 창출을 통한 성장에 대해 SK 외의 다른 사람들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이론’을 정립하고 조금 더 논리적으로 구조화하는 작업을 해 주면 더 빨리 확산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얼마 전 다보스 포럼에서 최태원 회장께서 사회적가치 창출에 대한 생각을 많이 말씀하셨고 국내외적으로 상당히 주목받았었는데 계속해서 정교하게 논리를 가다듬으며 다른 어떤 기업보다 앞서가는 SK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사회도 같이 노력하겠습니다.
Q7. SK이노베이션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사업구조와 재무구조를 지속적으로 혁신해 가고 있고 그 정점에 이사회가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에 대한 평가를 해 주신다면?
‘주주가치’라고 하면 주식가치와 기업의 실적(이윤), 이렇게 두 가지 측면에서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기업이 이윤을 많이 창출하여 배당을 많이 해 드리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좋을 때도 있고, 어려울 때도 있지만 SK이노베이션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위해, 특히 주주 측면에서는 부가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사회 의장인 저는 물론이고 이사회 멤버 모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입니다. 또한, 이윤이 나는 한 일정 수준 이상의 배당을 유지해 나가야 합니다.
지난해 정제마진이 좋지 않아 주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어떻게 하면 주주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미 공시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이사회에서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것도 주주가치 제고 노력의 일환입니다. 이처럼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주주가치를 높이고 보호하기 위해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Q8. 올해 경제전망이 밝지 않다는 예상이 많습니다. SK이노베이션이 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려면 구성원들이 합심해야 되겠습니다만, 이사회의 역할도 중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이사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될 것이라 생각하시는지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난 해 경영실적이 좋지 않았는데 올해 초부터 갑작스런 코로나19 이슈로 인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경제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빨리 마무리 되느냐가 관건인데 아직 진정 국면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 올해 또한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걱정만 해서는 안됩니다. 기업은 실적이 좋을 때 rainy day를 준비해야 하고 좋지 않을 때는 반드시 돌파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기업이 살아있는 생명체로서의 가치가 있습니다.
‘SKinnoNews’ 경영층 릴레이 인터뷰에 김준 총괄사장과 CEO들이 한결같이 언급한 얘기를 인용해 보겠습니다. 위기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기회가 생기고 더욱 단단한 체질로 다져질 수 있기 때문이죠. 우리 이사회는 역량이 아주 뛰어난 사외이사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 분들과 회사 경영진이 합심해 반드시 이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돌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일하는 이사회, 공부하는 우리 SK이노베이션 이사회가 지향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Q9. 마지막으로 SK이노베이션 이해관계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시다면?
어려운 건 어려운 대로 부딪히다 보면 길이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미 FTA 협상할 때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임했었습니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SK이노베이션은 현재의 어려움을 반드시 돌파해 낼 것이고, 지속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해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에 충분히 부합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