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하나의 단어로 산업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뿌듯함 느껴”
2024.12.11 | SKinno News

■ 권오준 SK온 PM, 무역기술장벽 해소 기여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 수상

■ 2022년 갑작스러운 인도 법안 개정에 WTO 및 인도 정부와 조율… 6개월 만에 임무 완수

 

“사실 법규나 인증이라는 영역은 회사 내에서 개인의 능력으로 성과를 내거나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려운 분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규나 국제 표준화에서 하나의 문장이나 단어를 적용시킴으로써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만난 권오준 SK온 국제인증유닛 PM은 무역기술장벽(Technical Barriers to Trade, 이하 TBT) 대응에 대한 자신의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이날 권오준 PM은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주최한 ‘제11회 기술규제 대응의 날’ 행사에서 TBT 대응 유공자로 선정돼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규제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는 가운데, SK온의 무역 기술 장벽 해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 상을 수상하게 됐다.

 

TBT는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해외 제품의 진입을 어렵게 하거나 특정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제품에만 혜택을 부여하는 규제다. 주요 국가들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 패권을 쥐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으며, 이 경쟁의 핵심에는 기술 규정과 표준이 자리하고 있다. 기술 규정과 표준은 호환성을 목표로 하지만, 동시에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막는 장벽이 될 수 있다. 표준화 경쟁에서 뒤처지면 기술 우위를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화두가 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나 유럽연합의 배터리 규정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권오준 PM은 SK온의 TBT해소를 위한 유럽 배터리 규정 및 중국, 인도 규제 대응 업무를 수행해 온 공적을 인정받았다. 그는 “저 혼자만의 노력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며 “팀원들과 유관 부서가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함께 노력했기에 수상이 가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권오준 PM은 이차전지 법규 및 인증 분야에서 약 15년간 일해 온 베테랑이다. 그는 2012년부터 리튬 배터리 표준화 분야에 참여했다. 10년간 해외 인증기관에서 ESS(에너지저장장치), EV와 같은 중대형 배터리 인증 업무를 수행했고, 이후 이차전지 제조사에서 해외 규제 관련 활동을 수행했다.

 

그는 2013년 독일 인증기관에서 근무할 때 SK이노베이션의 모듈 환경 평가를 수행했는데, 이후 SK온에 입사해 해당 모듈을 다시 만나 반가움을 느꼈다고 한다. SK온에서는 인도 AIS-038 개정, 중국 EV배터리 GB38031 개정, EU 배터리 규정 내 EV 배터리 탄소발자국 산정 방법 등 다양한 해외 규제 대응을 통해 성과를 올렸다.

 

그는 인도 사례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2022년, 인도에서 갑작스럽게 AIS-038 인증이 개정됐고, 이에 따라 현지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배터리 제품은 개정된 요구사항을 만족해야 한다는 새로운 규제가 생겼다. 판매를 위해 셀 요구사항 충족이 필수적이었다. 더욱 중요한 점은 기한이 단지 6개월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권오준 PM은 셀 요구사항에서 대응이 필요한 3가지 항목에 대해 명확한 해석과 증빙을 마련해야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를 통한 WTO(세계무역기구) 의견서 제출을 시작으로 긴급하게 인도로 출장을 갔다. 그는 현지에서 규제기관과 직접 미팅을 통해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고, 제조 및 개발 부서와 협의하여 표시 요구사항과 용량 측정 방법을 인도 규제기관과 조율했다. 이를 통해 고객사의 차량 판매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납기 내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도를 방문하기 전, 현지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며 “열악한 환경에서 무례한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현지 구내식당에서 함께 식사했는데, 다음날 배탈이 나서 하루 종일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직항이 없어서 현지 항공사를 이용했는데, 의자, 손잡이, 화면이 모두 고장나 당황했던 기억도 있다”고 덧붙였다.

 

권오준 PM은 2024년부터 순차적으로 도입된 EU 배터리 규정을 향후 주요 도전 과제 중 하나로 지목했다. EU 배터리 규정은 유럽연합이 유럽 권역 내에서 폐기되는 배터리가 없도록 하겠다는 목표로 제정됐다. 배터리의 제조부터 유통, 재활용 단계에 이르는 전 생애주기에 걸쳐 배터리의 안전성, 내구성, 지속가능성을 규제한다. EU 배터리 규정에 따라 2025년 2월부터 배터리 제조사들은 탄소발자국 정보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이에 따라, 배터리 1kWh당 예상 사용 수명 기간 동안의 CO₂ 발생량과 배터리 전 주기에 걸친 CO₂ 발생량에 대한 정보가 포함된 탄소발자국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권오준 PM은 리튬 배터리의 화재 안전성, 내구성, 위험물 운송 관련 규제가 재개정될 예정이며, 빠르면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될 것이라며 추가적인 주요 과제라고 언급했다. 그는 “SK온이 이러한 규제로 인해 불리한 영향을 받지 않도록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전기차 확산으로 인해 전기차 화재 지연 및 배터리 성능에 대한 기술 기준들이 ISO(국제표준화기구), IEC(국제전기기술위원회), UN(국제연합)과 같은 국제기구를 통해 논의되고 있다. 해당 기술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제품은 시장에서 판매가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다. 권오준 PM은 관련 국제 표준화 회의에 참석해 자사 제품에 불리한 영향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는 이차전지 산업에서 TBT 대응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막대한 자본과 정책적 지원을 받아 성장한, 무서운 공룡 같은 중국업체들과 경쟁하고 있으며, 자동차 산업계 역시 각자의 이익을 위해 기술 기준과 표준화를 강화하며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SK온에 입사한 지 벌써 2년 반이 되었지만, 아직도 부서의 인지도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앞으로도 좋은 동료들과 함께 부서와 SK온의 성장을 이루고 싶다”고 개인적인 목표를 밝혔다.

 

[사진설명] 권오준 SK온 국제인증유닛 PM(오른쪽)이 12월 3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주최한 ‘제11회 기술규제 대응의 날’ 행사에서 장관 표창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TBT종합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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