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에너지업계 판도 바꿀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미래 성장성에 주목
2024.08.21 | SKinno News

■ 에너지 산업간 인수합병은 전통 에너지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에너지 발굴을 위한 글로벌 추세
■ 증권가 및 국내외 신용평가사“합병 시너지 효과 통해 수익성∙성장성 높아질 것” 기대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7월 17일, 에너지(석유, LNG 등)와 미래 에너지(재생에너지, 수소, SMR 등)는 물론 배터리,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전동화(Electrification) 사업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진화하기 위해 합병을 발표했다. 양사가 8월 27일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이하 임시주총)를 거쳐 11월 1일부로 합병하게 되면 2023년말 기준 자산 100조원, 매출 88조원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으로 변모하게 된다.

 

최근 증권가 및 국내외 신용평가기관의 이목이 임시주총을 앞둔 SK이노베이션에 집중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주가가 임시주총 이후 전개될 주식매수청구권의 향방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의 인수합병이 추세가 된 상황에서 양사의 인수합병 이후 사업구조 및 재무구조의 변화를 살펴보면 현재의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저평가되고 있다는 의견이다.

 

◈ 에너지 기업간 인수합병은 ‘글로벌 대세’… 재무구조 개선 효과 입증

 

근래 10여년 사이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에너지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미래 에너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단행했다. 업계에선 이들의 움직임을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뿐 아니라 급변하는 에너지 시장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으로 풀이한다.

 

실제로 2010년 이후 글로벌 에너지 업계의 동종, 이종 산업간 인수합병 후 재무구조 변화 및 주가 변동현황 등을 살펴보면 꾸준히 성장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2015년 영국의 거대 석유기업인 로열 더치 쉘(Royal Dutch Shell, 이하 쉘)은 또다른 영국 석유 대기업 BG그룹(British Gas Group)을 약 47억 파운드(한화 약 8조 1,743억 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쉘은 BG그룹의 석유브랜드 및 자산을 모두 흡수했고, 특히 LNG와 심해 석유개발 역량을 더욱 강화할 수 있었다.

 

합병 후 쉘과 BG그룹의 자산규모 변동은 없었으나, 영업이익 및 EBITDA*는 합병 전 각각 63억달러(한화 약 8조 4,130억 원)와 362억달러(한화 약 48조 3,415억 원) 수준에서 3년 후인 2018년 각각 393억 달러(한화 약 52조 4,812억 원), 615억 달러(82조 1,271억 원)로 크게 성장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두 기업이 가진 자산이 합병 후 효율화를 통해 변동없이 유지되면서, 양사의 역량이 결합돼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한 결과라고 풀이한다.
(*) EBITDA : 세전·이자지급전이익’ 혹은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을 말한다. 이는 이자비용(Interest), 세금(Tax), 감가상각비용(Depreciation & Amortization) 등을 빼기 전 순이익을 의미

 

프랑스의 대형 석유기업인 토탈(Total)도 2018년, 엔지(Engie)의 LNG 자산 포트폴리오를 14억 9천만 달러(한화 약 1조 9,890억 원)에 인수했다. 포트폴리오에는 LNG 지분, 장기 LNG 판/구매 계약, 선박, LNG 거래 등이 포함됐다. 이를 통해 토탈은 LNG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 내 연간 1천만톤 이상의 LNG를 공급하는 주요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

 

이외에도 인수합병을 단행해 규모의 경제를 이룬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포트폴리오 재조정과 함께 재무구조가 안정되고 가파른 상승세까지 보였다. 아울러 주주환원정책을 확대하는 추세를 보여, 기업과 주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평가받는다.

 

업계에선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의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 추세를 크게 두 가지로 본다. 첫째, 몸집을 키워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대외 사업환경 불확실성에 적극 대응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정유, 석유화학 등 에너지 시장은 영업이익률이 2~3%대로 다른 제조업에 비해 낮은 편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몸집이 커질수록 원유 구매, 소매시장 등에서 바게닝 파워(Bargaining Power, 교섭력)를 가질 수 있다. 특히 매출원가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원유가격의 변동성에 따라 손익에 크게 영향을 받는 석유산업은, 대형화가 될수록 원유 시장에 미치는 다양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둘째, 전기차, 수소, 암모니아 등 에너지 변화에 맞춰 사업구조를 재조정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합병하는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전통적인 에너지 기업과 재생에너지 기업, 전기차 배터리 원소재 기업, 충전 인프라 기업 간 합병이 눈에 띈다.

 

◈ 증권가, “아시아·태평양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의 탄생… 긍정적 미래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현 사업을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가는 균형을 달성하는 양손잡이 조직(Ambidextrous Organization)의 중요성이 글로벌 전 에너지 사업에 걸쳐 만들어지고 있다”며 “국내 기업간 차별화된 부문인 틈새시장을 창출하고 공략하면서 신규 분야로 진출할 필요가 있다. 상호보완이 가능한 전략적 제휴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미래 생존경쟁력에 크게 좌우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증권가에선 SK이노베이션-SK E&S의 합병에 대해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게 되어 긍정적”, “2030년 이전 석유 수요 피크(Peak) 도달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LNG 등 포트폴리오 확대는 유가에 민감한 사업에 안정성을 부여하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 “운영 효율화와 시너지 창출도 기대”라고 평가하며, 합병법인의 긍정적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 국내외 유수의 신용평가사들,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신용등급에 파란불”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 및 전망을 ‘BB+ Stable’에서 ‘BB+ Credit Watch Positive’로 변경했다. Credit Watch는 S&P가 90일 이내에 신용등급을 재평가하겠다는 것으로, Credit Watch Positive는 향후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상향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S&P는 “향후 합병된 법인의 재무 전망과 전기차 배터리 사업 개선에 대한 평가를 중심으로 신용등급을 재평가하겠다”며 “이번 합병으로 모회사인 SK㈜의 지원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판단한다면, SK이노베이션의 등급을 상향 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병으로 SK이노베이션의 사업규모 및 포트폴리오가 확대되고, 현금흐름 변동성이 줄어들 것”이라며 “향후 SK E&S의 안정적인 잉여 현금흐름이 더해져 SK이노베이션의 투자부담도 완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평가사 무디스(Moody’s)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에 대해 “SK이노베이션 신용도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무디스는 “이번 합병으로 규모, 사업 다각화 및 운영 안정성이 향상되면서, 2023년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은 14%, EBITDA는 48% 증가할 것”이라며 “이는 SK E&S가 발전, LNG 사업 등을 바탕으로 향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한국기업평가는 “SK이노베이션의 주력사업인 정유, 화학, 이차전지에 발전 부문 등이 더해지면서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되고 높은 현금 창출력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평가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법인이 불안정한 재무, 투자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화된 포트폴리오의 현금 창출력으로 적극적인 미래 에너지 투자가 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용평가사들은 합병이 현재가치인 ‘정유/화학/발전’ 사업에 더해 ‘배터리/수소/SMR’ 등의 미래 사업까지 아우르는 수익성과 성장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전략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올해와 내년 주당 2,000원의 현금배당 집행을 검토하겠다는 주주환원 정책을 합병법인이 설립된 후에도 지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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