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내다본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첨단기술 선도 이을 재활용 기술개발
2019.08.22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폐배터리의 양극재에서 수산화리튬(LiOH)*을 회수하는 기술을 최초로 상용화 추진 중이라고 밝혀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 수산화리튬은 탄산리튬에 비해 고용량 삼원계 배터리에 대한 효율성이 우수하며, 최근 1회 충전 시 500Km 이상 주행 가능한 고출력 전기자동차의 양산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향후 수급 및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남미 염호(소금호수)에서 주로 생산되는 탄산리튬과 달리, 수산화리튬은 생산성 때문에 주로 광산에서 생산하며, 호주 등이 주 생산국가이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하는 국내외 기업들 가운데 이 같은 기술을 개발 중인 곳은 SK이노베이션이 유일하다.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말까지 기술 개발을 끝낸 뒤 내년 전기차 폐배터리 배출이 본격 시작되는 시점까지 상용화를 완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이미 전기차 배터리 사업과 관련해 전∙후방 밸류체인을 완성할 수 있는 이른바 ‘5R(Repair, Rental, Recharge, Reuse, Recycling) 전략 플랫폼’으로 BaaS(Battery as a Service) 체계를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폐배터리 수산화리튬 회수 및 재사용 기술 개발은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 (좌) 배터리 셀을 생산하고 있는 엔지니어 / (우) 배터리 셀 생산 모습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미 세계 최첨단 배터리 기술인 NCM 811**을 생산∙공급하기 시작한데 이어 NCM 9½½(구반반)*** 개발도 완료 단계에 이르는 등 첨단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며,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까지 조기 개발함으로써 산업 생태계 확대는 물론 경쟁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 NCM 811은 니켈-코발트-망간 비율이 ‘8:1:1’인 배터리를 말한다.

(***) NCM 9½½(구반반)은 니켈-코발트-망간 비율이 ‘90%, 5%, 5%인 양극재를 쓰는 배터리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전기차 배터리의 보증기간은 10년****이나 보증기간 내 충·방전 성능이 7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소비자 요청에 따라 교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업체별로 상이할 수 있음.

 

전 세계 시장조사기관들은 내년부터 초창기 출시된 전기차를 중심으로 폐배터리가 배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이 경우 2030년이 되면 전 세계적으로 연간 150GWh 이상의 폐배터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전기차 시장의 확대에 따라 매년 배출되는 폐배터리 양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들은 또한 전세계 폐배터리 시장에서 전기차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현재 약 3% 수준에서 향후 90%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전망들은 전세계적으로 폐배터리 시장의 높은 성장성을 의미하며, 이에 따라 주요 국가 및 업체에서는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폐배터리 처리 방식은 통상 재사용과 재활용으로 나뉜다.

 

 

SK이노베이션은 일찍이 폐배터리 시장 확대를 염두에 두고 양극재에서 리튬을 비롯한 니켈, 코발트 등의 핵심소재를 분리해내는 핵심기술 개발에 주력해왔다. 그 결과 폐배터리 양극에서 NCM811 등과 같이 하이 니켈(High Ni) 양극재 제조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수산화리튬 형태로 리튬을 회수할 수 있는 독자기술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에 있어 양극에서 회수한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의 핵심 물질을 추출해내는 것은 상용화돼 있지만, 리튬을 고순도의 수산화리튬 형태로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은 지금까지 없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니켈, 코발트 등의 핵심 원재료를 보다 많이 고순도로 추출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SK이노베이션이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리튬 회수 기술 개발을 바로 코 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리튬을 높은 회수율로 회수할 경우 니켈, 코발트 회수의 첨가제 비용도 대폭 절감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이 같은 성과가 50년 이상 에너지∙화학 분야에서 생산성 향상 및 최적화를 위한 촉매/공정 기술과 계산과학 및 분석 역량 등 확연하게 차별화되는 기술력이 발판이 된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개발한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은 무엇보다 배터리 폐기 시 유발할 수 있는 토양·해양 오염 등 심각한 환경문제를 저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자원 고갈 문제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가치(Social Value) 창출과, 안정적 원료 확보 및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Economic Value)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바텀라인(DBL)의 훌륭한 사례”라면서 “특히 SK이노베이션이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그린밸런스 독한 혁신’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지난 5월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이 ‘독한 혁신’을 발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관련 업체들이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리튬, 코발트 등 배터리 원재료는 글로벌 배터리 생산량이 늘면서 가격 변동성이 매우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코발트가 품귀현상을 빚는 등 배터리 업체들은 안정적 원료 확보를 위해 원료 업체들과 MOU를 맺는 등 원료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배터리가 전기차 생산원가의 4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업계에서는 원재료 가격과 안정적 공급선이 전기차 배터리 가격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이 때문에 배터리의 원재료를 추출해 배터리 제조에 다시 사용하는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이 강력하게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기차 배터리를 구성하는 성분 중 리튬, 니켈, 코발트 등 경제적 가치가 있는 금속은 90% 이상 재활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 제조에 쓰이는 원료의 상당 부분을 폐배터리에서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글 | 윤진식
산업전문 언론인